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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 잇단 콘텐츠 투자 경쟁… 탈통신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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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 잇단 콘텐츠 투자 경쟁… 탈통신 성공할 수 있을까?
  • 양현희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4.0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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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만으로 이익 내기 어려워진 통신사,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해답 찾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투자 참여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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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양현희 소비자기자] 국내 통신사들이 전통적인 통신 사업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컴퍼니로 탈바꿈 중이다. '탈통신'을 통해 통신사업의 한계를 깨고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한다는 취지이다.

과거 통신사업은 이동통신이 대중화되면서 초호황기를 누렸으나 시장이 포화하고, 신형 스마트폰 구매에 대한 열기가 식으면서 성숙기 산업으로 분류됐다. 가령 2000년에 KT는 삼성전자보다 먼저 국내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던 적도 있을만큼 실적이 좋았지만, 현재는 코스피 40위권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정체된 통신사업을 보완하기 위해서 KT, 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이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기존에는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전문 기업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면, 통신사들이 이를 수입하고 유통하는 역할을 하는 데에 그쳤다. 그러나 이제는 통신사가 자체 제작, 투자 등을 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을 것이다. 

KT는 지난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와 투자자 포럼에서 향후 3년간 총 4,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 30개 이상을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T의 신설 콘텐츠 전문법인인 스튜디오지니에서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고, 실시간 채널 스카이TV, 올레TV, 스카이라이프 등 KT그룹 플랫폼에서 판권을 유통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스튜디오 지니를 중간지주사화해 웹소설, 웹툰 유통 플랫폼 ‘스토리위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즌', 음원 서비스 사업 ‘지니뮤직’ 등의 미디어 콘텐츠 계열회사들을 산하에 재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의 OTT 플랫폼인 ‘웨이브'는 최근 향후 5년간 1조 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규모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위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이다. 웨이브 대주주인 SKT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 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콘텐츠 제작비로 총 2,9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웨이브는 올해 800억 원 이상을 투입하여 ‘모범택시',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 웨이브 이용자들 역시 곧 공개될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이용자 A 씨는 "단지 기존에 제작된 재방송분뿐만 아니라 웨이브의 자체제작 콘텐츠가 많이 생기면 볼거리가 늘어나서 즐거울 것 같다. 앞으로도 웨이브 구독을 이어갈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통신사들이 뛰어들고 있는 콘텐츠 사업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실제로 KT는 2012년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기업' 전환을 선언하고 KT미디어허브를 설립했지만 실패했다. 콘텐츠 전문가를 영입하고 투자도 병행했으나, KT미디어허브 사업은 막상 계획한 대로 실현되지 않은 것이다. 또한 탈통신을 하겠다는 명분으로 자칫 주요 사업인 통신 사업이 소외될까 하는 걱정도 있다. 한정된 예산과 인원이기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다보면 네트워크 사업 규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탈통신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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