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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테슬라 구입 가능... 세금 폭탄 우려로 비트코인, 테슬라 주가 모두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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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테슬라 구입 가능... 세금 폭탄 우려로 비트코인, 테슬라 주가 모두 하락세
  • 김도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26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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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앞으로 테슬라 차량 구입 시 비트코인으로 거래 대금 지급 허용하는 방침 밝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에서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소득세 부과돼 시장 내에서는 부정적 반응 다수

[소비라이프/김도완 소비자기자] 24일 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테슬라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해 4분기에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하면서 이같은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초 비트코인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다시 한번 가격상승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이번 머스크의 결단이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과 테슬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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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비트코인이 마치 한배를 타는 모양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우선 미국 내에서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 구매가 가능하다는 트윗을 남겼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미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른 암호화폐는 해당 사항이 없고, 비트코인으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 방법은 미국 달러 기준으로 테슬라 차량의 가격을 산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비트코인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5만 6,000달러를 넘어섰는데, 테슬라의 보급형 차종인 모델3의 가격이 4만 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1개만 있어도 테슬라 차량 구매가 가능하다. 다만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한 경우, 환불이 불가능하고, 비트코인 주소를 잘못 기입하는 경우 해당 비트코인을 영영 잃어버릴 위험도 존재한다.

일론 머스크의 이번 결단을 두고 시장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와 비트코인 낙관론자들은 앞으로 소매 분야에서 비트코인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향후 시장 내에서 비트코인 사용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나 테슬라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시장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오히려 테슬라의 비트코인 선호가 소비자들에게 크게 매력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세금 이슈 때문이다. 미국 국세청(IRS)은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행위를 비트코인을 팔아 현금화한 뒤, 그 돈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것과 같다고 간주한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재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파는 시점에서 가치상승에 따른 차익이 발생했다면 상응하는 소득세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IRS는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시점의 비트코인 공정 가치가 얼마인지 확인하고 구매자의 비트코인 취득 일자 가격과 비교하여 세금을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획재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비트코인으로 테슬라를 구매하는 것은 차 가격만큼 비트코인을 매도한 것과 같고, 역시 비트코인 판매 시점에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소득세율 20%(지방세 포함할 시 22%)를 적용해 과세할 방침이다. 소득세법 개정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연간 250만 원을 넘는 가상자산의 양도차익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고, 20%의 소득세가 부과된다. 즉 비트코인 거래에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 25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과세표준이 되고, 20%의 세율로 세금이 매겨지는 것이다.

세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론 머스크의 결단은 테슬라와 비트코인에 오히려 안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테슬라의 주가는 24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82% 급락한 630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와 경기 민감주에 대한 선호가 강해 테슬라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결정이 하락세를 부추긴 모양새다. 비트코인 역시 가격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24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대비 3.62% 하락한 5만 2,592달러를 기록했고, 25일에도 0.65% 추가로 하락했다. 머스크가 테슬라 구입을 위해 지불한 비트코인은 법정화폐로 전환하지 않고 비트코인으로 남기겠다고 공언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을 지지하지는 못했다.

테슬라와 비트코인은 모두 기존에는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던 가격 변동성을 자랑하며 큰 수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동안 머스크의 '비트코인' 한 마디에 시장이 요동치고,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단순히 이슈 하나에 가격이 크게 움직이기에는 내재한 위험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와 비트코인이 시장 내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지만, 단발적인 이슈만 보고 섣불리 투자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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