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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왜 피터 팬을 '7금'으로 설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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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왜 피터 팬을 '7금'으로 설정했을까
  • 권하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16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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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피터 팬’과 ‘덤보’ 등의 인종차별적 요소 지적
영화 삭제보다는 ‘7금’…더 나은 미래를 위한 대화 촉발하길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소비라이프/권하진 소비자기자] 디즈니플러스(Disney+)가 ‘피터 팬’ 등 일부 자사 애니메이션 영화를 7세 이하 관람 불가 조치했다. 해당 영화들이 인종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와 잘못된 고정관념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한 결과이다. 앞서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해당 영화들에 인종차별 경고문을 부착한 바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아동용 프로필로는 ‘피터 팬’, ‘덤보’, ‘아리스토캣’ 등 인종차별을 이유로 동일 조치된 애니메이션들을 볼 수 없도록 조정했다. 해당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서는 어른 프로필로 전환하여 이용해야 한다. 디즈니플러스는 해당 콘텐츠들을 완전히 삭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 콘텐츠를 삭제하기보다는 이들의 해로운 영향에 대해 인정하고, 그로부터 배우고, 대화를 촉발하여 함께 더 포용적인 미래를 만들고 싶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피터 팬’은 1953년 개봉한 디즈니의 고전 명작으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곳 ‘네버랜드’에서의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영화 ‘피터 팬’이 원주민의 다양성과 문화적 전통에 대한 이해 없이 그들을 묘사하고 그들의 문화를 조롱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원주민을 비하하는 ‘붉은 피부(레드스킨)’ 용어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행동,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로 말하는 행동 등을 언급했다.

1970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아리스토캣’은 귀족의 유산을 물려받은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이 영화 속의 고양이는 찢어진 눈, 토끼 이빨과 같은 동아시아 사람들에 대한 과장된 고정관념이 묘사된 캐리커처”라며 중국어 문화를 조롱하는 노래 가사, 젓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는 장면 등에 대해서도 동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요소임을 지적했다.

디즈니플러스의 이러한 결정에 대중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일부는 그들의 결정을 옹호하고 긍정하면서도 그들이 지금에서야 이런 조치를 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7세 이하가 주 시청 층인 영화를 아동용 프로필에서 삭제한 것이 옳지 않다고 주장하며 디즈니플러스의 조치를 반대하기도 한다. 또 해당 장면이나 영화를 삭제하지 않는 것이 옳은 판단인지에 대해서도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어린 시절 피터 팬 애니메이션을 즐겨봤던 대학생 A 씨는 “어릴 때는 이런 사실들을 모르고 그냥 봤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문제가 있는 장면들이다”라며 “디즈니 이외에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들이 이러한 차별적인 내용에 대해 민감해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2019년 11월 북미에서 처음 출시된 후, 현재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이다. 디즈니플러스에서는 디즈니, 마블(Marvel), 스타워즈(Star Wars)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며, 올해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혀 대중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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