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기사 작업 중지권, 위험할 땐 배달하지 않을 권리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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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기사 작업 중지권, 위험할 땐 배달하지 않을 권리 필요해
  • 권유정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1.2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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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폭우, 폭설 시 증가하는 사고 위험
위험한 상황에서는 배달하지 않을 수 있는 작업 중지권 필요

[소비라이프/권유정 소비자기자] 1월 초 폭설을 계기로 배달 기사의 작업중지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배달 기사의 작업중지권은 2018년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난 이후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배달해야 하는 노동 환경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맥도날드 라이더 박정훈 씨는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폭염 수당을 지급해 달라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폭우나 폭설 때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것처럼 폭염 시에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35도 이상으로 기온이 올라갈 때는 배달 업체가 아예 배달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출처 :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AS)
출처 :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AS)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온열 질환은 실외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2020년 5월 20일부터 8월 16일까지 신고된 자료에 따르면 실외에서 온열 질환이 발생한 환자는 556명으로, 전체의 86.3%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실외 작업장에서 온열 질환이 발생한 환자가 223명으로 34.6%, 실외 논·밭에서가 132명으로 20.5%, 길가가 61명으로 9.5%를 기록했다. 반면 실내 작업장에서는 4.9%인 31명, 집에서는 4%인 26명에게만 온열질환이 발생했다. 온열 질환을 겪은 이들의 직업은 단순 노무 종사자가 179명으로 27.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무직이 88명으로 13.7%, 농림어업종사자가 84명으로 13%를 차지했다.

폭염과 더불어 폭설 시에도 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1월 초 폭설이 내리면서 전국적으로 배달이 지연됐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는 앱 메인 화면에 기상 악화로 배달이 지연된다는 공고를 올렸고, 배달 거리를 제한했다. 일정 시간 배달을 중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배달을 중지하기 전 배달료가 높게 책정되기도 했다. 쿠팡이츠는 폭설이 내린 후 평소보다 5배가량 높은 15,000원을 배달비로 책정했다.

폭설이 내리면 사고 발생 위험이 증가해 배달을 멈추는 라이더들이 있는 반면, 초보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라이더들은 위험수당에 어쩔 수 없이 배달에 나서게 된다. 이들이 폭설에 배달하다가 자칫 사고가 나면 비싼 병원비로 인해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온라인 시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이륜차(주로 오토바이) 교통사고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15년에는 12,654건의 사고가 있었지만, ▲2016년 13,076건 ▲2017년 13,730건 ▲2018년 15,032건으로 증가하다가, 2019년에는 18,467건이나 발생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배달이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2020년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토바이 사고가 갈수록 증가하는 상황에서 위험한 환경에서는 배달하지 않을 수 있는 배달 기사의 작업 중지권에 대해 사회적으로 합의해야 할 시점이다. 폭우나 폭설, 폭염일 때 적용할 수 있는 강제성 있는 정부의 방침도 필요하다. 위험수당은 오히려 배달 기사를 위험 속으로 내모는 것이지 이들을 위하는 방안이 아니다. 사고 위험이 높을 때 배달 여부를 개인의 선택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배달 기사의 안전을 위해 작업 중지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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