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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영끌’이라는 단어로 알 수 있는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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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영끌’이라는 단어로 알 수 있는 하락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2.10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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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으로 올라가는 증시와 부동산은 거품을 만들 수밖에 없어...
빚에서 발생하는 손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낳아 더 큰 문제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모든 시대에는 신조어가 있다. 코로나로 인한 접근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비대면’이라는 의미로 생겨난 ‘언택트’, 직장상사나 선배가 과거를 회상하며 사용하는 ‘나 때는 말이야?’를 비꼬는 단어인 ‘라떼’, 모든 은행잔고와 대출 같은 빚을 동원해 집을 산다는 의미의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를 줄여서 ‘영끌’ 단어도 만들어졌다. 

영끌이라는 단어는 부동산을 넘어 주식시장에도 사용되고 있다. 주식시장 역시 여러 상승요인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투자시장은 건강하지 못하다. 평소에는 주식투자를 하지 않던 사람들까지 코로나19로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빚을 내 뛰어들었다. 상승은 하지만 빚으로 끌어올리는 상승인 것이다. 내년에 더 많은 유동성(돈)이 미국과 유럽을 통해서 풀리면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그것은 폰지(Ponzi)와도 유사해진다. 드러난 실적보다 늘어난 유동성으로 올라가는 증시와 부동산은 거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 투자시장에서 만들어진 거품은 결국 꺼지기 마련이다. 

거품이 꺼질 때는 많은 사람의 피해가 발생한다. 개인의 순자산에서 손해가 발생해도 큰 문제지만 대출과 같이 빚에서 발생하는 손해는 빚을 갚아야 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낳아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손해를 본 것도 힘들 텐데 빚이라는 혹까지 더해져 삶이 즐거울 리가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더 깊은 늪으로 빠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는 내년에 인류역사상 최대의 유동성 공급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기름진 음식이 먹기에는 좋지만 몸에는 좋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내년에는 기름진 식사가 준비 중이다. 그만큼 투자시장은 비만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그로 인한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질병에 노출될 것이다. 

미래를 대비하려면 정부의 지출은 늘리더라도 국민들의 가계대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발생한 부동산버블은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때 정리했어야 했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담대한 용기가 부족했다. 미래성장을 위해 버블이 약할 때 터트리거나 해체를 했어야함에도 오히려 수로정비 사업으로 버블을 키웠고 DTI(총부채상환비율)나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완화하면서 부동산에 관련된 금융정책을 무주택자가 자기 돈이 적더라도 미분양 주택을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정책적으로 대출상품이 늘고 지원 대상을 확대하면서 미분양은 해결됐지만 국민의 빚은 늘었다. 이 빚은 기업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며 버블만 더 커졌다. 

‘영끌의 투자’가 이뤄지는 요즘, 예전에 없어진 ‘가족오락관’에서 오락을 위해 했던 ‘폭탄돌리기 게임’을 우리가 진행 중이다. 심지가 늦게 타들어 갈수록 위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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