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중복 지원 불가... 불균형 문제 해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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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 중복 지원 불가... 불균형 문제 해결되나
  • 권유정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1.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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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 발표
지필고사 유지로 계층 불균형 문제 해결하기에 미흡하다는 의견도 있어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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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권유정 소비자기자]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입학전형이 2022학년도부터 변경된다. 교육부는 현재 입시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학교 설립목적에 따라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입학전형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기존 전형은 입학생의 지역 편중과 계층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영재학교 재학생의 70% 이상은 수도권 출신이며, 20학년도 신입생을 기준으로 서울·경기·인천 등의 수도권 출신 비율은 72.5%인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학업에 열의를 보이는 인재 선발을 위해 사회통합 전형을 운영하고 있으나, 모집 인원과 비교하면 선발 비율은 저조하다.

서울시 내에서도 입학생들의 지역 편차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종로학원하늘교육과 동아일보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 25개 자치구별 중학교 졸업생들의 영재학교·과학고 진학 실적을 전수 분석한 결과, 교육 특구와 다른 지역 간에 최대 11.5배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재학교·과학고에 가장 많이 입학한 곳은 1만 명당 126명이 진학한 강남구였다. 강남구 소재 중학교를 졸업한 3만 246명 중 382명이 입학했다. 2위는 1만 명당 99명이 진학한 서초구였다. 3위 양천구는 1만 명당 81명이 진학했다.

반면 가장 진학률이 낮은 곳은 1만 명당 11명이 입학한 중구로 나타났다. 졸업생 5,268명 중 6명이 합격한 수치다. 1위인 강남구와 비교했을 때 1만 명당 진학생 비율로는 11.5배가, 절대 수치로는 64배의 차이가 났다. 중구 다음으로는 동대문구가 1만 명당 20명으로, 중랑구가 1만 명당 21명, 금천구가 22명 진학으로 낮았다.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의 또 다른 문제점은 입학 준비 과정에서 과도한 경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영재학교 간에는 중복지원이 가능해 입학경쟁률이 높아지고, 전형 운영과 관련해 행정력이 낭비된다. 실제로 2021학년도 입시에서 영재학교 1차 전형 합격자의 40% 이상이 중복으로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8월에 영재학교 전형이, 8월부터 12월까지는 과학고 전형이 진행된다. 전형이 순차적으로 실시돼 영재학교에 탈락한 학생이 과학고 지원도 가능해 학생들의 학교 학업에 부담이 되고, 학교 서열화가 고착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돼왔다.

따라서 이번 개선안에는 전형 시기와 지원 방법도 담겼다. 영재학교는 6~8월로, 과학고는 9~11월로 시기가 변경된다. 영재학교 간에 중복지원도 금지된다. 기존처럼 영재학교 지원 후 과학고 지원은 가능하다.

영재학교와 과학고 입시 평가의 문항도 달라진다. 교육부는 현재 문항이 학교별 차이는 있으나 선행학습과 사교육이 입시에 유리할 수 있다며 개방성이 높은 서술형 문항을 확대해 학원에서 대비하기 쉬운 단답형과 선다형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합격 당락에 가장 중요한 단계로 평가되던 2단계는 유지하되 영향력은 축소된다. 또한 모든 영재학교와 과학고가 입학 전형 시험의 문항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하고, 교육부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지 감독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사교육을 늘릴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서술형 문항이 증가하면 이를 대비할 수 있는 학원의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과 마케팅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유예 기간 없이 당장 내년 입시부터 시행되는 갑작스러운 변화로 사교육에 더 의존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준비 과정에서 사교육의 비중이 높은 지필고사를 폐지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선발 과정에서 탈락자를 가려내기 위해 문제를 어렵게 내기 때문에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 푸는 것에 집중해 학생들의 영재성이 없어질 위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우선 선발이 지원자에게 지나치게 학교 선택의 기회를 주는 측면도 있다. 영재학교에서 떨어진 학생은 과학고에 지원할 수 있고, 탈락할 경우 일반고에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재학교의 2단계 전형과 일반고보다 앞선 선발 시기는 여전하지만, 개선된 입시 전형이 사교육을 줄이고 지역 간 편차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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