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호] 외국인 관광객, 한복 입고 '인생 샷'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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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호] 외국인 관광객, 한복 입고 '인생 샷'이 꿈
  • 서선미 기자
  • 승인 2019.05.31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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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대여해 입고 고궁 근처를 거니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최근에는 가족 단위나 ‘친구끼리’도 이용하는 추세다. 이들은 단순히 ‘한복입기’를 체험하기도 하지만 간혹 가족 행사를 겸해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소비라이프 / 서선미 기자] 경복궁 근처를 걷다보면 한복 차림의 외국인들을 쉽게 마주하게 된다. 한복을 입은 낯선 관광객들의 모습은 오히려 우리에게 잊혀진 한복의 아름다움을 되살려준다. 외국인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한복 매장을 찾아가 봤다.

내국인 가족단위 체험객도 증가 
경복궁역 4번 출구 근처에는 크고 작은 한복 대여점 10여 곳이 문을 열고 있다. 그중 ‘yes 한복’의 성현정 대표는 40년 동안 한복을 했던 어머니 덕에 원래부터 한복에 익숙했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필연인지 우연인지 한복 대여업을 하게 됐다. 이제 한복에 대한 애착이 생겼는지 착복을 하고 매장을 나서는 외국인 손님의 뒷모습을 볼 때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단다. 그리고 한복의 아름다움은 이렇게라도 알려져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된다고. 


한 블록 너머 ‘도령아씨 한복’의 배석한 대표 역시 같은 마음이다. 한복을 입고 즐거워하는 외국인이나 학생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곤 했는데 연인이나 친구 들의 손님이 늘고, 이제는 어린 아이의 손에 이끌려 한복 체험에 나선 부모 손님을 맞이하다보니 뭔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단다. 그리고는 “5월이면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많다”며 “가정의 달이다보니 가족이 모여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게 또 하나의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2013년 이후 고궁 일대 확산
서울의 고궁 근처에서 한복입기가 자리 잡게 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는 2012년 전주에서다. 당시 ‘전주한옥마을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복 대여를 시작해 ‘한복데이’를 기획한 것이 시간제 한복대여 사업의 붐을 일으킨 계기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는 이후 ‘한복을 입고 고궁에 방문할 시 무료입장’이 가능해지면서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한복입기가 확산, 청춘남녀는 물론 외국인의 한국여행 필수 아이템이 됐다.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종묘 일대에 한복 대여점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한복을 대여해 입고 고궁 근처를 거니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최근에는 가족 단위나 ‘친구끼리’도 이용하는 추세다. 이들은 단순히 ‘한복입기’를 체험하기도 하지만 간혹 가족 행사를 겸해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2시간에 1만~2만 원…부가 서비스 따져봐야
이러한 문화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다. 옷감의 질과 제작 과정의 간소화로 인해 한복의 정통성이 왜곡된다는 주장과, 그래도 한복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입장이 그것이다.


우리나라 역사를 비추어볼 때 ‘한복’에 대해 뚜렷한 정의를 내리기는 힘들다.
삼국 시대의 한복은 저고리가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오는 태권도복 같은 형태가 주를 이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조선 초기에는 품이 전체적으로 풍성하고 여유 있었다고 하며, 영·정조 이후부터 상체는 몸에 꼭 맞게 입는 대신 하체를 부풀린 실루엣이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전체적으로 소박해지면서 활동성이 보강된 근·현대의 한복이 우리가 ‘정통’이라 여기는 모습과 가까워졌다.


그러는 동안 한복은 저고리의 길이나 깃의 모양에 있어 부분적인 변화를 겪었고, 신분에 따라서는 금박이나 자수의 장식이 추가되기도 했다. 그러니 햇살 좋은 날, ‘퓨전한복’이니 ‘개량한복’이니 ‘테마한복’이니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피어나는 옷들을 그냥 모두 ‘한복’으로 보아주면 어떨까?


곱게 차려 입고 고궁 주변을 산책하는 외국인을 포함한 사람들은 그저 ‘한국의 전통 의복’인 한복을 입은 것일 뿐이니까. 한복의 아름다움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결코 평가 절하되지 않을 거니까.


빌려입는 한복은 대개 2시간 기준 1만 원~2만 원, 4시간에 2만 5,000원 정도로 매장 별 다소 차이가 있다. 간혹 프로모션을 진행할 경우 가격은 1만 원 이하로 저렴하지만 서비스로 제공되는 사물함 이용이나 헤어 관리 부분에서 가격이 붙기도 한다.


한편 한복입기 열풍은 또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최근에는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 스타일인 개화기 의상 입기가 인기를 끈다. 빨강·보라·핑크 등 화려한 원색의 원피스에 레이스로 장식된 모자, 장갑 등을 착용한 모던 걸들이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 속에서 개화기 패션을 주도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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