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2030세대 “쪼개기투자” 인기
상태바
2030세대 “쪼개기투자” 인기
  • 유은비 소비자기자
  • 승인 2022.02.04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회원 절반은 2030
예술품, 수퍼카, 명품... 동물투자상품도 등장
투자과열, 불안심리가 낳은 산물이란 지적도

[소비라이프/유은비 소비자기자] MZ세대를 중심으로 ‘쪼개기투자’가 새로운 투자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트테크(아트+재테크)가 대표적이다. 아트테크는 작품을 쪼개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의 투자다. 

지난달 미술품 쪼개기투자 플랫폼 ‘테사’에서는 뱅크시의 작품 ‘러브 랫(Love Rat)’이 단 1분 만에 판매가 완료됐다. 7700만원에 달하는 작품 소유권을 구매하기 위해 투자자 144명이 순식간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테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미술 작품의 소유권을 분할식으로 판매한다. 억대가 넘는 작품도 1000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다. 소유권은 전자지갑 형태로 기록된다.  

구매한 소유권은 다른 회원과 거래하거나 선물할 수 있고 작품이 매각되면 매매차익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거래 수수료 체계는 미술품 소유권 매각으로 수익이 발생할 때 지불한다. 갤러리 전시 비용으로 수익의 20%와 매각 수수료 수익의 10%를 부과한다.

예술품 외에도 슈퍼카, 명품 시계·가방 등 하이엔드 제품을 비롯해 패션잡화, 동물 투자 상품도 등장했다. 쪼개기투자는 고가 제품 리셀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MZ세대의 특징을 반영해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투자가 일상이 된 2030세대에게 쪼개기투자는 간접 소유의 경험을 제공하는 놀이문화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국내 미술품 공동구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플랫폼 ‘소투’와 ‘테사’는 서비스 개시 1년여 만에 회원 4만명을 돌파했다. 서울옥션블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술품 공동구매 시장은 501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조각투자에 대한 관심은 축산업으로도 이어졌다. 뱅카우는 한우 농가가 약 2년간 송아지를 사육할 수 있도록 펀딩을 오픈하고 송아지가 성체로 자라면 경매를 통해 발생한 손익을 농가와 펀딩 참여자들에게 나누는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한우농가는 보통 100~3000두 단위로 사육을 하므로 투자를 하려면 최소 10억~300억원이 필요하지만 뱅카우를 통하면 최소 4만원으로 송아지에 투자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이런 이색적인 투자서비스를 내놓은 뱅카우는 7개월간 신규 가입자가 1만1000여명 늘었다. 5차 펀딩의 경우 오픈 20분 만에 2억8000만원 규모의 펀딩이 완판됐다. 더욱이 한우농가와 투자자를 매칭해 농가를 살린다는 사업 취지에 투자자들의 공감도 얻었다. 

뱅카우는 한우 마리당 평균 가격이 2019년 당시 약 900만원이었는데 현재 마리당 1050만원으로 올라 평균 수익률이 20%를 넘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30세대의 쪼개기투자 열풍이 거센 가운데 이런 유행이 유동성 장세로 촉발된 ‘투자 과열’의 산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선점해야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는다는 젊은 세대의 불안 심리가 과열을 낳았다는 것이다.

유의할 점도 있다. 현재 조각투자 플랫폼 업체 대부분이 금융사업자로 등록돼 있지 않아 자본시장법 규제 밖에 있기 때문에 이 회사들이 파산하게 된다면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했던 물건을 회사의 다른 채권단과 경쟁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또 이상 거래 등을 관리 감독할 법적 근거나 기관이 모호한 상황이다. 투자 대상이 된 상품을 공시한 것보다 싸게 구매했거나 비싼 가격에 팔아도 투자자는 알 방법이 없다.

다른 투자와 동일하게 매번 수익이 나는 것도 아니다. 향후 투자 상품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손실을 볼 위험성을 감안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 관계자는 “특정 상품에 투자하기 전에 해당 플랫폼이 제공하는 약관을 통해 손익 산정 등 수익 구조를 철저히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