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히 눈치 주며 백신 접종 권유하는 기업
[소비라이프/송채원 인턴기자] 모 공기업에 재직 중인 이 모 씨는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백신 접종을 빨리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을 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은 아니었지만 근무 중 은근슬쩍 반복해서 나오는 백신 접종 권유는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혹여 백신을 맞지 않으면 자신의 직급 유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느끼게 됐다. 결국 이 모 씨는 반강제적으로 잔여 백신을 신청했다.
실제로 미국 여러 기업은 직원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반드시 파악하라는 규정을 도입했다.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는 지난 6월 1일부터 직원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의무적으로 파악하도록 했다. 또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확실한 답변을 거부하는 직원들에게는 14일마다 접종 상태를 재차 확인하는 규정도 도입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일일이 파악하는 과정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직장 내 차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 백신은 개인의 선택에 따라 접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회사에서 직급을 이용해 코로나 백신 접종을 강요할 수 없으며 자칫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는 사안이다. 방역 당국도 백신 접종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문서를 발표한 바 있으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백신 미접종에 대한 규제는 불가능하다.
가장 큰 문제는 사내 분위기이다. 직장인 정 모 씨는 “백신 미접종자를 향한 따가운 시선과 은근슬쩍 주는 압박감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우리 팀에서 나 빼고 다 맞아서 안 맞기가 그렇다”, “알레르기 있어서 맞기 두려운데 눈치 보인다” 와 같은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기업 외에도 어린이집, 학교에서도 교사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강요가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다. 대전지역 일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교사들에게 금요일 오후에 백신을 맞으라고 강요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기지역 한 초등학교에서는 “부작용 우려, 안정적 학사운영 및 교육과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백신 접종은 금요일 오후에 해주신다면 더욱 좋습니다.” 라는 문구가 포함된 문서가 전 교사에게 발송됐다. 권고 형식으로 기재됐지만 사실상 복무최종결정권자인 교감이 보냈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반강요에 가깝다. 금요일 오후 백신 접종을 권한 이유도 교사들이 백신휴가를 낼 경우 수업 진행에 차질이 생긴다는 게 이유였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백신에 대한 기대가 커질수록 사회 곳곳에서 이런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는 “백신 접종은 강요가 아닌 설득과 격려의 과정을 통해 이뤄져야한다”며 백신접종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을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