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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중국어 표현은 ‘신치’로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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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중국어 표현은 ‘신치’로 쓰세요
  • 이은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7.2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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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 고유성 드러내기 위한 음역 표기
중국 문화공정 행태에 개정 필요성 제기
김치와 파오차이는 명백히 다른 음식이다. / 출처=문체부 보도자료
김치와 파오차이는 명백히 다른 음식이다. / 출처=문체부

[소비라이프/이은비 소비자기자] 이제부터 김치를 중국어로 번역할 때는 ‘신치(辛奇)’라는 명칭을 써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 개정안이 7월 22일부터 시행됐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해 7월 한국어의 다양한 외국어 번역, 표기 방식으로 인한 혼란과 오역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훈령을 제정한 바 있다. 훈령에서는 지명, 문화재명, 도로명 및 행정구역명, 정거장명, 음식명 등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대한 영어∙중국어∙일본어 번역 및 표기 원칙과 용례를 제시했다.

이번 개정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기관 협의와 전문가 검토를 바탕으로, 수정∙보완이 필요한 일부 용어의 용례를 정비하고,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드러내야 하는 경우 등 음역(한국어의 발음을 그대로 살려서 하는 번역)이 가능한 범위를 확대했다.

특히 개정 훈령에서는 기존 훈령에서 ‘김치’의 중국어 번역 용례로 제시했던 ‘파오차이(泡菜)’를 삭제하고 ‘신기(辛奇, 중국어 발음: 신치)’로 명시했다.

파오차이는 배추류, 겨자 줄기, 줄콩, 무 등을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중국의 절임 음식이다. 그런데 중국어로 발음할 수 없는 ‘김치’를 중국에서 익숙한 표현인 ‘파오차이’로 번역하다 보니 서로 다른 두 음식을 혼동할 수 있는 소지가 높았다. 거기에 더해 최근 중국의 ‘문화 공정’ 행태가 더해지며 우리나라 전통 음식 김치가 중국의 절임 음식인 파오차이의 한 종류라는 억지 주장이 나왔다. 표기상의 한계를 악용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농식품부에서는 중국어 발음 약 4000개를 분석, 중국 8대 방언 검토, 주중 대사관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김치의 중국어 표기로 ‘신치(辛奇)’를 마련한 바 있다. 한국어와 달리 중국어에는 ‘기’, ‘김’ 소리를 내는 글자가 없어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한, 김치의 중국어 번역 후보 용어 16개를 추가 검토할 때에도 ‘신치(辛奇)’는 김치와 발음이 유사하며, ‘맵고 신기하다’는 의미를 나타내므로 김치를 표현하기에 적절한 용어로 선정됐다.

농식품부 김인중 식품산업정책실장은 “훈령 개정을 통해 김치와 파오차이 간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치 고유의 표기를 사용해 김치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개정된 훈령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작성하는 누리집, 홍보 자료 등에 적용된다. 민간 부문에서는 해당 훈령 적용을 강제하지 않기 때문에 김치업계 및 관련 외식업계 등에서는 사업 환경에 따라 훈령을 참고해 번역∙표기할 수 있다.

한편,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김치를 판매하는 경우에 김치를 ‘신치(辛奇)’로 단독 표기할 수는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국 식품안전국가표준(GB) 등 현지 법령상 중국 내에서 유통∙판매되는 식품에는 제품의 ‘진실 속성(소비자들에 친숙한 명칭)’을 반영하는 표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김치수출협의회 등 유관 단체를 통해 우리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치 용어의 사용 가능 범위에 대해 자세히 안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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