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2:35 (금)
사이트 먹통에 일정 변경까지…백신 맞기 참 힘들다
상태바
사이트 먹통에 일정 변경까지…백신 맞기 참 힘들다
  • 이은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7.21 1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전예약 때마다 사이트는 마비, “순서 놓칠까 불안해”
50대 접종에만 한 달 소요, 젊은 층은 언제쯤

[소비라이프/이은비 소비자기자] 2주 연속 하루 확진자 수가 천 명대를 넘어서며 무엇보다도 빠르게 백신 접종률을 높여 집단 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선착순’ 안에 들지 못하면 백신 예약도 어려운 실정으로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0시, 만 55세~59세까지 일반 국민 352만 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됐으나, 접종 시작과 동시에 80만 명 가까이 접속자가 몰리며 예약 홈페이지는 3시간 가까이 마비됐다. 서버가 과부하 되면서 신청자들은 열리지 않는 사이트를 재차 클릭하고, 수십 분이 걸리는 접속 대기를 기다려야 했지만 결국 일부 신청자만 백신 예약을 받은 뒤 조기 마감됐다. 물량 소진이 이유였다.

이틀 뒤 예약을 하지 못한 167만 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예약을 재개했지만, 또다시 사이트가 마비되며 많은 이들이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정부의 대응이 신청자들에게 ‘선착순’ 안에 들지 못하면 백신 접종에 실패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안겨주며 예약 시작 시각에 많은 접속자가 몰려 ‘쏠림 현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날 19일에는 만 50~54세의 백신 사전예약이 계획돼 있었으나, 혼선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연령을 세분화해 예약 일정을 수정했다. 53~54세의 경우 19일 20시에 사전예약을 실시했으나, 접속자가 몰리자 사이트가 ‘먹통’이 되며 시스템 긴급점검에 들어가기도 했다.

50~52세는 20일 20시부터, 21일 20시부터 24일 18시까지는 50대 전체가 사전예약을 할 수 있다. 추진단은 “오는 24일까지 사전예약 기간에는 조기 마감 없이 예약을 할 수 있다”며 “예약시스템 개통 직후에는 많은 사람이 일시에 접속해 접속 지연이 있을 수 있으니 개통 직후를 피해 예약해달라”고 당부했다.

백신 사전예약 사이트에서 개인정보 입력 후, 휴대폰 본인인증을 누르니 "해당기간 내에 대상자가 아닙니다"라는 시스템 메시지가 나왔다. / 제공=이은비 소비자기자
백신 사전예약 사이트에서 개인정보 입력 후, 휴대폰 본인인증을 누르니 "해당기간 내에 대상자가 아닙니다"라는 시스템 메시지가 나왔다. / 제공=이은비 소비자기자

예약 오류로 접종 일자가 바뀌어 불편을 겪은 사례도 있다. 본 기자는 서울시 노래연습장, PC방 종사자를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고지를 받고 접종 희망 의사를 전달했다. 구청에서 안내한 날짜인 7월 19일 0시가 다가오자, 30분 전부터 타이머를 켜고, 창도 여러 개를 띄워 가며 ‘백신 티켓팅’에 대비했다. 그러나 본인인증 버튼을 누르자 돌아온 건 “해당 기간 내에 대상자가 아닙니다”라는 시스템 메시지였다.

영문도 모른 채 한 시간 동안 컴퓨터를 껐다 켜 가며 클릭을 반복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같은 업장의 다른 종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침이 되자 문자 두 통이 날아왔다. 다른 자치구에서도 예약 오류가 발생해 알아보겠다는 내용 뒤에 이어진 접종 일자 변경 안내 문자였다.

예약 오류가 발생한 후 구청에서 보내온 메시지 / 제공=이은비 소비자기자
예약 오류가 발생한 후 구청에서 보내온 메시지 / 제공=이은비 소비자기자

19일 기준 우리나라의 백신 1차 접종률은 31.4%에 그친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지만 백신 접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는 26일부터 일반 국민의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예약에 성공한 55~59세부터 2주간 접종이 진행된다. 차례로 뒤늦게 예약한 50대 후반의 접종이 이어지고, 50~54세의 접종은 8월 16일부터 2주간 진행된다. 7월 26일부터 8월 28일까지 50대 접종에만 한 달이 소요되는 것이다.

50대 접종에도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20~40대는 가장 외부 활동이 잦고, 다수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접종 일정조차 불투명한 상태이다. 수도권발 지역 감염이 확산하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