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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플라스틱 캠페인 벌이는 유통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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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플라스틱 캠페인 벌이는 유통가 왜?
  • 양현희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7.09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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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가치 확산 주력하는 유통업계
겉으론 ESG 외치지만, 목표는 매출?

[소비라이프/양현희 소비자기자] 유통계가 각종 캠페인과 기획전을 펼치며 친환경 소비 권장 활동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 소비에 관심이 높은 그린 컨슈머(Green Consumer)를 겨냥한 것인데 또 하나의 소비증대 전략이란 비판도 나온다. ESG 열풍을 넘어 광풍이 부는 현재로써는 본질적인 환경 오염 해결에 앞장 서는 전략보다는 단순히 친환경 제품 홍보로 둔갑했다는 지적이다. 

CU는 지난 달 소비자의 상품 구매 습관 점검 및 환경보호 의식 제고를 위해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그린-액션 캠페인’을 진행했다. 전자영수증 받기, 일회용품 지양하기 등 5가지 문항으로 구성된 간단한 레벨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환경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에 따라 하수, 중수, 고수로 나뉜다.

홈플러스도 소비자들의 친환경 소비 활동을 권장하기 위한 착한 소비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구를 살리는 착한 소비' 캠페인의 일환으로 ‘필(必)환경 기획전’을 선보였는데 행사 상품을 구매하면 일정 금액의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송승선 홈플러스 모바일 사업부문장은 “온라인의 특성을 살려 친환경 가치를 창출하는 ‘착한 소비' 문화를 통해 ESG 경영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플라스틱 용기 사용 절감 장려 차원에서 친환경 세제를 1만원 이상 구입한 고객에게 재활용 가능한 장바구니 증정 행사를 진행했다. 롯데마트는 그동안 친환경 제품 출시를 꾸준히 기획해왔고, 온라인 기획전을 열어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상품, 동물복지 상품, 사회공헌상품 등 200여개 상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롯데마트가 지난 1월 선보인 무라벨 제품은 특별히 반응이 뜨거워 친환경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가 됐음을 시사했다. 고객의 긍정적인 반응은 매출로도 드러났다. 

이외에도 최근 유통업계는 전기차를 차례로 도입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올해 상반기 내 전체 영업사원에게 친환경 전기차를 지급하겠다고 전했다. SSG닷컴은 전기 배송차를 도입해 이미 시범 운영 중이고, 쿠팡도 전기 ‘쿠팡카’ 서비스를 시작해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 중이다. 

하지만 결국 유통가에서 불고 있는 친환경 바람이 친환경 제품을 통한 매출 증대를 노린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재혁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ESG 광풍이 불면서 모든 걸 ESG로 집어넣으려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 박 씨도 “마트에서 내세운 환경 캠페인이 정말 환경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유통가의 환경 캠페인이 결국은 무언가를 하나 더 사야하는 소비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소비를 멈출 수 없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여러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유통가의 친환경 바람은 당분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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