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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공모 열풍에 4월 가계대출액 사상 최대... 금소법 악용 사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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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공모 열풍에 4월 가계대출액 사상 최대... 금소법 악용 사례도
  • 임강우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5.27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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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가계대출액, 신용대출액 최대폭 증가... SKIET 관련 대출 약 9조 원 추정
대출 청약 철회권 악용해 공모주 배정받고 대출 철회하는 사례도 있어

[소비라이프/임강우 소비자기자] 지난 4월에 진행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 공모 열풍에 힘입어 4월 가계대출액이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또한, SKIET 청약증거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신청하고, 납입한 청약증거금이 환불되면 대출 청약 철회권을 행사해 바로 신용대출 철회를 요청하는 등의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을 악용하는 사례도 나와 은행권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출처 :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 홈페이지
출처 :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 홈페이지

가계대출은 크게 기타대출과 주택담보대출로 분류된다. 기타대출은 일반신용대출, 신용 한도 대출, 예·적금 담보대출, 주식담보 대출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일반신용대출이 기타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세자금 대출 등 주택을 담보로 설정한 대출과 그렇지 않은 주택 관련 대출이 모두 포함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체 가계대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그중에서도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액이 한 달 사이 11조 8천억 원이라는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SKIET 공모주 청약은 개인투자자가 다수의 증권사에 중복 청약을 넣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대어’였다. 시장에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SKIET 최종 청약증거금으로 역대 최고금액인 약 81조 원이 몰렸다. 이는 지난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63조 6,000억 원)와 카카오게임즈(58조5,000억 원) 등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박성진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4월 28∼29일 SKIET 공모주 청약이 있었는데, 관련 대출 수요가 전체 가계대출과 신용대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청약일을 포함해 3영업일 간의 기타대출(신용대출) 추이 등으로 미뤄 약 9조 원대 초반 정도가 SKIET 관련 대출로 추정된다”라고 언급했다. 박 차장은 “다만, SKIET 공모주 청약 증거금용으로 나간 대출의 대부분은 이미 이달 초 증거금 반환과 함께 상환된 상태다”라고 밝혔다.

금소법을 악용한 사례도 나왔다. 이들이 노린 금소법 조항은 ‘대출 청약 철회권’이다. 대출 청약 철회권이란, 은행과 보험사 등에서 대출을 받고 14일 이내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대출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돈을 빌리고 14일 이내로 취소한다면 저렴하게 단기 이자만 갚으면 된다는 허점을 노렸다. 특히 대출을 받은 기록도 사라지기 때문에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다만, 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출 규모에 제한이 있어 신용대출은 4,000만 원, 담보대출은 2억 원 이하일 경우만 철회권 행사가 가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 A 씨는 “대출 목적이나 사용 여부를 물어볼 수도 없다”며 “자금을 어디에 사용했든 대출 계약을 취소해줘야 하니 악용 사례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B 씨도 “대출을 내주고 얼마 가지 않아 돌려받다 보니 인력과 시간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출받은 금액은 대부분 비례청약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균등 청약과 달리 비례청약은 청약증거금의 규모에 비례하여 배정받을 수 있는 물량이 늘어나기에, 최대한 많은 청약증거금을 넣어놓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번 SKIET는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어’였기에 유례없는 가계대출 증가 폭을 보였다. 그러나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제정된 대출 청약 철회권을 악용하여 공모주 비례 배정 증거금을 넣고, 공모주를 배정받고 14일 이내 대출 청약 철회권을 행사하여 남은 환불금으로 원금과 단기 이자만을 갚는 등의 행태가 반복된다면 해당 법률조항의 진정한 제정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개선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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