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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조연상 수상한 ‘미나리’ 윤여정, 세계를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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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조연상 수상한 ‘미나리’ 윤여정, 세계를 홀리다!
  • 이소라 기자
  • 승인 2021.04.27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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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과 당당함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배우... 어록까지 등장
영화 속 인물처럼 재치 있고 시사하는 바가 큰 배우
출처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출처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소비라이프/이소라 기자] 배우 윤여정(74세)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25일(현지 시각) 윤여정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 순자 역으로 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윤여정은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 이전 일본 배우인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아시아의 배우가 이룬 쾌거다.

영화 ‘미나리’는 아카데미 이전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1월 미나리는 미국 대표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꾸준히 호평을 받아왔다. 이후 약 1년 동안 크고 작은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수상을 이었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삭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에서 윤여정은 딸 모니카(한예리)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할머니 순자 역할을 맡았다.

작품 속 순자는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 씨를 들고 미국에 도착한다. 순자는 물가에 미나리 씨앗을 심고, 아이들에게 화투를 알려주며 낯선 미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고 아이들은 이런 순자에게 호기심을 품는다. 그 과정에 모니카와 제이콥은 미국 땅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진짜 가족이 되어 간다.

영화 속 순자처럼 솔직한 성격의 윤여정은 이번 영화를 통해 세계를 사로잡았다. 심지어 ‘윤여정 어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윤여정은 “사실 이 영화 안 하고 싶었다. 고생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라며 독립영화 현장을 설명했고 관객들은 웃음으로 공감을 표했다.

영상으로 참여한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는 “‘'고상한 체한다(snobbish)’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고 영광”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 자리에 있던 영국인들은 그녀의 대담성에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이런 모습은 tvN ‘윤스테이’의 외국인 손님과의 대화에서 가감 없이 드러난다. 같이 출연하는 배우 최우식이 자신의 동선을 일일이 말하자 “왜 은밀하게 예기해? 나 쟤랑 사귀니”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는 한편 외국인 손님의 농담에도 재치 있는 발언으로 응수하며 ‘귀여운 할머니’로 불리기도 했다.

연이은 수상 세례 속에서도 그의 소감은 겸손했고 특유의 유머는 더 빛났다. 그는 “항상 내게 일하러 나가라고 한 두 아들 덕에 열심히 일했고 이 상을 받게 됐다”고 전하며 주변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또한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에게도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후보 다섯 명은 각자 영화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했기에 경쟁으로 볼 수 없다. 내가 운이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는 후보들의 미소가 화면에 비치며 윤여정의 소감은 한층 빛을 발했다.

과거 그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가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나 67살이 처음이야. 내가 알았으면 이렇게 안 하지”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인생의 덧없음이나 회한 등을 표현한 이 말에 대중은 공감을 표했다.

그의 수상 소식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을 더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익살스러운 할머니를 연기한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전했으며 로이터 통신은 “수십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배우”라며 “재치 있으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큰 캐릭터를 연기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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