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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편견 없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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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편견 없는 사람
  •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 승인 2021.04.21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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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편견이 우리 곁에서 떠도는 것이 사실
다른 쪽을 알려고 노력하고 상대방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봐야...

[소비라이프/김정응 퍼스널브랜딩연구소 대표] “충청도 출신이라 밥 먹는 속도도 느리군요.”

제가 이 말을 듣고 몹시도 흥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막 어금니 임플란트를 한 상태라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충청도 사람이니 행동이 느릴 것이라는 편견을 그대로 퍼부은 것이었습니다. 몹시 화가 나서 볼멘소리를 주고받았음은 물론입니다. 이렇게 편견에 분노했던 저 역시 여전히 편견을 가지고 있는 편견맨이더군요.  

난생처음으로 세무서를 방문했습니다. 왠지 모를 호기심, 긴장감이 돌더군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니 세무서는 좀 딱딱하고 뭐 그런 곳이라는 저의 편견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만났던 선배의 편견도 한몫을 했을 겁니다. “세무서 한번 가봐라. 무서운 곳이야.” 선배도 사업자등록신청을 하기 위하여 처음으로 세무서를 찾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세무서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친절한 응대와 함께 신속 정확하게 상담을 해 주었습니다. 물론 저는 만족스럽게 소기의 방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약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무서 정문을 나서는데 눈 앞에 펼쳐진 찬란한 연둣빛이 저를 비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편견의 늪에서 벗어나시오.”  

편견은 참 나쁜 것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방탄소년단(BTS)도 편견과 연관이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단어에서 느껴지듯 그룹명에는 젊은 세대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서 당당히 자신들의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편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나쁜 것의 상징이기에 이름에 그런 은유적인 의미를 담았겠습니까? 

콩쥐팥쥐에 나오는 계모 때문에 수많은 새엄마 또는 새 아버지가 편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리말을 잘 못 하고 우리 문화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에 많은 다문화 가족들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 밖에도 가벼운 편견에서 무거운 편견까지 수없이 많은 편견이 우리 곁에서 떠도는 것이 또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 대목에서 제인 오스틴의 소설<오만과 편견>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기막히게 멋진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다면 편견을 줄일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요? 저는 차제에 두 가지 방법을 꼽아 실천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편견의 뜻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편견(偏見·prejudice)은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말합니다. 장님이 코끼리 말하듯 하는 식이죠. 따라서 보지 못하는 또 다른 쪽을 알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전체를 조망해보거나 전후좌우의 맥락을 살펴보는 것이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솔루션은 역지사지(易地思之)입니다. 상대방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는 역지사지는 인문학의 만병통치약 같은 것입니다. 계모 입장이 되어보고 다문화 가족의 입장이 되어보고 그럴 때 새엄마는 콩쥐팥쥐의 계모 같은 사람이 아니고, 다문화 가정들은 이제 우리 사회의 중요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편견이라는 단어를 곱씹어 보면서 아직도 철들지 못하고 있는 저 자신을 꾸짖어 보는 요즈음입니다.      

물론 당신은 편견이 없는 사람이겠지요?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이젠 휘둘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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