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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의 단건 배달 서비스, 치열해지는 배달 시장 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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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의 단건 배달 서비스, 치열해지는 배달 시장 내 경쟁
  • 김도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4.06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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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막대한 자금력 바탕으로 배달 인력 흡수해 단건 배달 서비스 개시
시장 내 경쟁 치열해지며 배달 서비스 품질 향상되지만 장기적으로 독점에 대한 우려 제기돼

[소비라이프/김도완 소비자기자]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 서비스와 함께 국내 배달 시장 내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활용해 대규모 배달 인력을 확보하고, 기존 업체들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의 만족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달 서비스의 품질이 향상되고, 소비자 입장에서 바람직한 변화라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선 시장 내 독점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기존 한국의 배달 시장은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부동의 1, 2위 자리를 지키며 과점을 형성했다. 그러나 최근 쿠팡이츠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단건 배달’을 들고나오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단건 배달’은 배달 기사 한 명이 한 건의 배달만 담당하는 방식인데, 여러 건의 배달을 한 명의 배달 기사가 한 번에 담당하던 기존의 업체들과 차별화를 위해 쿠팡이 고안한 새로운 형태의 배달 방식이다. 배달 기사가 가게에서 소비자한테까지 한 번에 이동하기 때문에 배달 속도를 크게 줄이는 한편, 배달되는 음식의 질도 훨씬 높다. ‘단건 배달’이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호응을 얻어내는 데 성공하면서 쿠팡이츠의 시장 내 입지도 크게 올랐는데, 서울 강남권 등에서는 한때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쿠팡이츠의 약진에 맞서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도 각각 ‘번쩍 배달’과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내세워 맞대응하고 있지만 배달 인력의 규모 면에서 쿠팡에 크게 밀리는 모양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전업 배달원을 두고 서비스 중인 데 반해 쿠팡의 경우 별도의 전용 라이더가 없이 일반인을 고용해 단건 배달을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더욱이 쿠팡이 미국 내 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성공적으로 수혈하면서, 자금력을 통해 라이더 대상 보너스 이벤트를 진행해 배달 인력을 흡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쿠팡이츠가 현재 시장 내 점유율 10% 수준을 금방 넘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렇듯 쿠팡이츠가 배달 시장 내 메기로 떠오르면서 업체 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 대해 상반된 시각이 제기된다. 우선 소비자들이 보다 빠른 시간 내 더 좋은 품질의 음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소비자 관점에서 최선의 방식이라는 의견이 있다. 오랫동안 배달 시장에서 ‘묶음 배달’이 주요 배달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배달 시간이나 배달된 음식의 상태를 두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접수돼왔기 때문이다.

반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쿠팡이츠의 단건 배달 서비스가 입점 업체는 물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건 배달의 주요 전제인 대규모 배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라이더를 무작위로 고용하다 보니, 미숙련 라이더의 배달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 입점 업체와 소비자, 양쪽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다. 입점 업체의 경우 배달 과정에서 음식 품질이 상하더라도 소비자가 음식에 대해 별점을 낮게 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가 떠안게 된다.

소비자의 경우, 쿠팡이츠의 수수료 인상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애초에 쿠팡이츠의 단건 배달 서비스는 수익성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배달 방식이다. 음식 배달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두고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단기적으로 소비자는 빠르고 품질 좋은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점유율 경쟁의 승자가 정해진 이후 배달비 인상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고,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떠넘겨질 수 있다. 결국, 단건 배달로 쿠팡이츠가 시장을 지배하려는 시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에게 바람직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배달 시장 내 경쟁이 계속해서 치열하게 진행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업체들이 시장을 잠식하기 위해 자사 손실까지 감수하면서 치킨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해 소비자에게 이로울 수 있다. 그러나 시장 내 독점적인 지배 기업의 존재는 결코 서비스를 수요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국내 배달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전개돼 소비자 만족도를 제고하는 한편 시장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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