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요기요 기업 결합 조건부 승인, 사실상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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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요기요 기업 결합 조건부 승인, 사실상 불허
  • 정채윤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2.3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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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 공정위 매각 명령 받아들이지만, 유감 표해
소상공인, 배달 시장 독점 막은 공정위 조치 존중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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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정채윤 소비자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요기요 지분 전부를 매각하는 것을 전제로 DH가 배달의 민족 주식 약 88%를 인수하는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어떤 이변 없이 원안대로 확정된 결과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건부 승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사실상 기존의 한국 사업을 매각하라는 강력한 조치를 내려 사실상 두 기업의 합병을 ‘불허’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공정위는 두 기업이 결합할 경우 한 시장 내에 독점률이 매우 커 소비자, 음식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국내 배달 앱의 압도적인 상위권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서로 경쟁하며 소비자 할인과 가맹점 수수료 감면을 더 많이 해줬던 것에 집중했다. 배달 시장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배달 앱이 등장하면 혁신 경쟁이 사라져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다. 그리고 음식점에 대한 수수료 인상 가능성이 매우 크리라 판단해 ‘조건부’ 승인을 내걸었다.

DH는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조치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인수 합병을 위해 요기요를 매각해야 하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정위의 조치로 DH는 명령을 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DH가 보유하고 있는 요기요 전부를 제삼자에게 매각해야 한다. 또한 매각 전까지는 요기요를 분리 운영해야 한다. 공정위가 내린 ‘현상 유지 명령’ 조치 때문에 운영하는 동안 요기요의 회원이나 배달원을 배달의 민족으로 흡수, 이전하는 행위는 철저하게 금지된다. 음식점에서 받는 수수료도 바꿀 수 없다. 

공정위의 ‘현상 유지 명령’ 조치는 투자업계에서 예상했던 DH의 요기요 매각 꼼수를 막기 위해서다. 공정위가 매각 시점을 못 박은 상황에서 구매 의사가 있는 기업에 시장 평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인수 의사를 표한다. 요기요는 시장에서 시장 평가만큼의 금액을 받지 못한다며 매각 일정을 가능한 대로 지연한다. 

요기요가 매각 일정을 지연하는 그사이에 배달의 민족은 소비자들에게 여러 마케팅을 하고, 요기요는 경영을 소홀히 하며 소비자가 자연스레 배달의 민족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배달의 민족의 시장 점유율을 올리고 요기요는 마감 시한에 딱 맞춰 매각이 가능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9일, 소상공인연합회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 조건부 결합 승인 조치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독점 배달 앱 탄생으로 인해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거대 온라인 플랫폼에 종속될 뻔한 위험에서 이번 공정위의 조치는 소상공인의 숨통을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요기요 인수 후보자로 여러 기업들이 꼽히고 있다. 네이버는 우아한 형제의 지분을 5% 넘게 갖고 있는 주요 주주기 때문에 유사 업종 진출 제한에 걸린다. 같은 IT 기업인 카카오도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요기요와 같은 배달 업계인 쿠팡도 검토 중인 바가 없다며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6개월이란 기간 내에 2조원 안팎의 금액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국내 기업들이 인수를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글로벌 IT 기업이 요기요 인수에 뛰어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거론되고 있는 기업으로는 우버이츠로 유명한 '우버'와 동남 아시아를 위주로 하는 콜 택시 서비스 '그랩', 5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메이퇀'이 있다.   

배달의 민족 인수를 위해 요기요를 과감히 매각한 DH의 선택에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거대한 매물인 '요기요' 인수에 대해 국내 대기업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지만, '요기요'가 과연 어떤 기업에 인수될지에 따라 배달 시장의 판도가 바뀌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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