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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 한방 진료비 최근 5년간 급상승, 과잉진료 우려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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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 한방 진료비 최근 5년간 급상승, 과잉진료 우려 돼
  • 신명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22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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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 진료비 최근 5년간 연평균 27% 상승
한방 과잉진료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 필요해

[소비라이프/신명진 소비자기자] 근래 A 씨는 신호 정지 중 경미한 접촉사고를 당했다. 경미한 자동차사고가 처음이던 A 씨는 보험사에 근무하던 지인에게 연락해 어떤 식으로 처리를 해야 하는지 물었다. 지인은 보험사에 연락을 하고 특정 한방병원에 잠깐이라도 입원하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편안하고 안락한 입원공간을 강조하며 교통사고 시 입원할 수 있는 한의원이라며 광고를 하는 한방병원이 부쩍 늘었다. 물론 좋은 시설과 편안한 공간에서 치료를 받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입원할 정도로 심하지 않은 경미한 부상에도 과잉진료로 인한 입원이나 치료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점점 늘어나, 지난해 교통사고로 인한 진료비 중 절반가량이 한의원 등 한방병원에서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진료비 2조 3,400억 원 중 약 47.4%인 1조 1,100억 원이 한방병원에서 쓰인 것이다. 

한방병원 진료비의 추세는 계속 상승해왔다. 손해보험협회의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통계에 따르면 일반 병·의원의 연간 진료비는 약 1조 2,000억 원으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하지만 한방병원의 연간 진료비는 2015년 3,600억 원에서 2020년 1조 1,100억 원까지 급증했다. 연평균 증가율로 환산해보면 무려 27%에 달한다. 진료비의 증가 원인은 한방병원의 환자 수 급증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 손해보험협회, 신현영의원실
출처 : 손해보험협회, 신현영의원실

이러한 탓에, 경상 환자들의 과잉 진료가 너무 만연한 것이 아닌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상 환자들이 정형외과 등 양방병원을 찾았을 경우에는 구체적인 치료가 필요 없어 약 처방 등으로 끝날 치료도 한방병원에 가게 되면 침술 등 다른 여러 치료를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경상 부상에도, 심지어는 아픈 곳이 없는데도 계속 진료를 받으며 환자인 척하는 사람을 나이롱 환자라고 부른다. 이런 나이롱 환자가 늘어나면 보험금 지출이 늘어나면서 보험사는 어쩔 수 없이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도덕적 해이로 인해 나이롱 환자는 보험금으로 이득을 보고 정직한 사람은 손해를 보는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의원에서 교통사고 환자 진료는 특정한 과목 의료진에 의해 표준지침이 있어 그것에 따라 이뤄지는데 한방 병·의원에는 이러한 통제 기제가 미흡하다”라고 밝혔다. 즉, 한방병원은 특정 진료과목이 있다기보다 전체적으로 진료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통제 기준이 명확하지 못해 기준 설정 등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방병원의 과잉진료 문제는 사실 오래된 사회적 문제였다. 하지만 그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일부 한방병원에서 과도한 진료로 다수의 보험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경상 환자들도 과잉 진료가 결국 모두에게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정부 차원에서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 합리적 진료 가이드라인 제시, 진료비 심사 강화 등의 구체적인 방침이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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