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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필수 앱 '에브리타임'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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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필수 앱 '에브리타임'의 명과 암
  • 이예지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19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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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활발한 대학교 정보 공유 앱으로 자리 잡은 에브리타임
그러나 익명 커뮤니티 특성상 관리·제재가 어려워 막말·비방도 많아

[소비라이프/이예지 소비자기자]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에브리타임' 앱을 이용해봤을 것이다. 시간표를 편리하게 짤 수 있고, 교내 관련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브리타임은 익명성으로 인한 관리가 어렵다는 매우 큰 단점이 있다. 이 익명성으로 인해 관리와 제재가 어려워서 같은 학우들 간의 막말과 비방이 더욱 잦아지고 있다.

출처 : 에브리타임
출처 : 에브리타임

에브리타임은 2015년 이후 성장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페이스북보다 더 많은 이용자를 가지고 있다. 지금과 같이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어 학교에 나가지 않을 때는 학교 관련 모든 소식을 에브리타임에서 쉽고 빠르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앱 내에서 강의 평가가 가능하고, 그 강의 평가를 교수님 혹은 수업 별로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 큰 호응을 이끌었다. 

에브리타임의 또 다른 특징은 모든 게시판이 익명이라는 점이다. 익명은 자기 생각 등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남들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강의 평가 시 더 솔직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대학교 내에서 발생한 문제를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에브리타임에서 익명성을 악용하는 사람도 많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을 이용하여 타인에게 쉽게 막말을 하고, 비방하는 글과 댓글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또한 강의 평가시 교수님께 도 넘는 욕설과 함께 깍아내리는 글도 가끔 올라온다.  

청년참여연대 조사 결과, 에브리타임의 이용자 79.1%는 익명의 막말과 비방, 소수자 혐오 등으로 불쾌감을 느낀 경험이 있었다. 익명의 막말과 비방으로 인한 불쾌감이 38.3%, 소수자 혐오 표현으로 인한 불쾌감이 27.4%에 달했다. 또한 음란 표현과 정치적으로 편향된 표현 등의 글로 인해서도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에브리타임의 글 때문에 한 대학생이 세상을 등진 사건도 있었다. 에브리타임에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대학생의 게시물에 '티 내지 말고 조용히 죽어라' 등의 악성 댓글이 달렸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악성 댓글을 단 에브리타임 이용자들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에 따라 악성 댓글 작성자를 모욕죄로 고발하여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최근 에브리타임도 이러한 문제점을 깨닫고 커뮤니티 이용규칙을 철저하게 규정했다. 범죄·비방·사회 질서·정치 등에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게시글을 작성하면 커뮤니티 이용을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AI 커뮤니티 운영 시스템까지 운영하며 이용규칙을 위반한 행위를 자동으로 감시하며 바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다만 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욕설이나 비방은 커뮤니티 이용 중지보다는, 대면으로 상대하며 사과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러나 이 역시 익명성 때문에 쉽지 않다. 에브리타임 내에서도 개인정보 등의 이유로 익명 게시글의 주인을 찾아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

물론 피해자 개인이 직접 고소를 진행하여 악성 댓글 가해자를 찾을 수도 있다. 대학생 이 씨는 에브리타임 내에서 비방글을 남긴 가해자를 찾기 위해 직접 고소 절차를 밟았다. 자신이 속한 동아리에 심한 욕설 댓글을 남긴 가해자를 찾고 사과받기 위함이다. 가해자는 역시 같은 학교 학생이었으며, 동아리 면접에서 떨어진 적이 있어서 그러한 댓글을 남겼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모든 대학생이 이 씨처럼 고소 절차를 밟기는 쉽지 않다. 학업상 문제도 있고, 법무 법인을 통해 고소를 진행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설령 고소한다고 해도 법정 싸움은 길어지기 때문에 사소한 비방이나 폄하 글로 고소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대학생들은 에브리타임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세우는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더 중요한 것은 에브리타임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의식이다. 에브리타임은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앱이고, 깨끗한 커뮤니티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학생들의 역할이 가장 크다. 학생들은 익명이라는 점을 악용하기보다는 익명성의 장점을 생각하며 에브리타임을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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