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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공장, 갑의 위치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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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공장, 갑의 위치에 서다
  • 최예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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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및 전자기기 가격 폭등 우려
퀄컴 제품·서비스 단가 20% 상향조정... 업계 측 “반도체 얻을 수만 있다면 상관없다”
출처 : unsplash

[소비라이프/최예진 소비자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경제 활성화로 인한 가전제품 인기가 급증했다. 또한 해외여행 대신 사치재에 눈을 돌린 소비자들로 인해 자동차 매출도 증가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업체와 자동차 업체는 발을 동동 굴리고 있을 뿐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신제품 출시가 무기한 늦춰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거나 아니면 대규모 자본투자를 필요로 하는 생산을 포기하고 대신 그 비용들을 제품설계에 쏟아붓는 기업으로 나뉜다. 인텔, 삼성전자의 경우 설계, 생산, 판매를 종합적으로 개발하는 반도체기업으로 전자에 해당하나, 샤오미, 오포 등은 파운드리에 의존하고 있는 편이라 중국이 반도체 품귀현상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2020년 상반기 자동차 업계 매출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약 51조 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하였고 자금난 규모는 자그마치 28조원에 다다른다고 전했다. 매출 감소로 인해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팔리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해 차량용 반도체 주문을 크게 줄였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경우 2020년 3분기(7~9월) 이후 매출이 급반등하면서 상승세를 보이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볼보의 경우 중국 매출이 2020년도 대비 20%나 상승했으며 미국, 유럽의 렌트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인 ‘Rentalcars’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코로나 전염 우려로 차를 사는 것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백신 보급으로 인해 경기회복 기대로 사람들의 보복소비심리를 자극했다는 볼보 CEO 외 전문가들의 평가가 있다. 그러나 폭등하는 수요에 자동차에 업계는 주문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반도체 확보 경쟁으로 주문이 1년 이상 밀리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급이 불안정한 차량용 반도체 공장을 전담하는 파운드리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급 부족 현상으로 반도체 생산 기업은 자연스레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퀄컴과 NXP에서는 제품과 서비스 단가를 20%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는 반도체 가격이 10% 오르면 차량 원가는 1% 상승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완벽한 갑이 된 파운드리업체들은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고객과 계약을 성사할 것이고 이는 막대한 경쟁을 초래하게 돼 무분별한 가격상승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칩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인터뷰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공급 부족은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타격이 크다.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인해 삼성전자에서는 일부 모델을 단종시키고 남은 반도체들을 출시될 모델들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다른 업체에서도 마찬가지 의견이었다. 물량이 감소됨은 곧 소비자의 선택지가 줄어듦을 뜻하며 원가상승과 더불어 가격상승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소비자의 피해는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저하도 우려 되고 있다. 막대하게 상승한 원재료로 인해 기업은 어떻게든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다른 원재료 단가를 낮출 것이다. 또한 서비스도 축소될 가능성이 크며 이전과 같은 무상교체, 무상 A/S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도체 품귀현상이 장기화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이 한파로 인해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인근 공장들까지 모두 2주가 넘도록 공급이 중단된 상태이다. 이미 1년치 밀린 주문에 이어 공장 가동중단으로 소비자들의 주문은 무기한으로 연장된 것이다. 당장 가전제품, 자동차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에게 공급부족은 가격인상, 품질저하, 제품 선택지 감소, 주문 무기한 지연 등의 문제를 발생시켰다. 파운드리에 의지하는 기업들 또한 동종업계보다 신제품 출시가 미뤄져 경쟁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른 주주들의 피해도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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