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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5대1 액면분할, 주가 상승 모멘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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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5대1 액면분할, 주가 상승 모멘텀 될까
  • 김도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0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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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액면분할로 카카오 주식 거래량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카카오 그룹의 현재 실적과 미래 전망을 고려한 투자 결정 필요해

[소비라이프/김도완 소비자기자] 지난 25일, 카카오가 5대1 비율로 주식 액면분할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당 가격이 하락하여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제고되면서 거래량 증가와 주가 상승이 예측된다. 앞서 액면분할을 진행한 기업들의 주가 변동을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단순히 액면분할 소식이 아닌 카카오 그룹의 실적과 전망을 고려하여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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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의를 거쳐 4월 15일 자사 주식을 분할 상장할 예정이다. 액면분할 단행 시 카카오 주식 수는 8,870만 주에서 4억 4,352만 주로 5배 가까이 늘어나고, 1주당 가액은 500원에서 100원으로 하락한다. 거래되는 주식 수가 늘어나는 것에 더해 기존에 주가가 너무 높아 투자하지 못했던 소액 규모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늘어나 거래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거래량 증가는 통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앞서 액면분할 발표 후 주가가 올랐던 사례로 작년의 테슬라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8월 테슬라는 5대1의 액면분할을 진행했고, 액면분할 소식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루 만에 8.4% 급등했다. 카카오 역시 이번 액면분할 소식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26일 코스피 지수가 3% 가까이 급락했던 것에 반해 카카오는 오히려 3,500원(0.72%) 상승한 48만 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코스피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전반적으로 급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채권의 경우 금리 상승은 곧 가격 하락을 의미하는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의 가격이 하락하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또한 국채금리는 통상 시중에서 개인이나 기업들의 대출금리나 주택담보대출 금리와도 연동되어 있어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전체적인 금리가 오르고, 통화 긴축의 불안감이 높아진다. 시중 금리 상승은 미래 현금 흐름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현재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시장 전반이 하락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카카오의 경우, 액면분할 소식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끌어냈고, 주가를 지탱했다고 볼 수 있다. 기관이 카카오 주식을 7만 주 매도하고, 외국인이 10만 주 넘게 매도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해당 매도 물량을 모두 받아낸 것으로 보인다. 액면분할에 대한 개인들의 기대감을 알 수 있는데, 실제로 한 대학생 투자자 A 씨는 이번 액면분할을 계기로 카카오 주식의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해 가지고 있던 주식 종목들을 청산하고 카카오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선 액면분할 사례들에서 막상 액면분할이 이뤄진 이후, 주가가 반드시 지속해서 오르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8년 당시 70만 원에 이르던 주식을 5대1로 액면분할한 네이버는 일평균 거래대금은 2배 이상 증가했지만, 3개월 이후 주가가 8%가량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2018년 50대1의 액면분할을 진행한 후 거래대금이 한 달 동안 36.7% 증가했지만, 주가는 3개월 만에 12%가량 하락한 바 있다. 자칫 액면분할 소식만 믿고 섣불리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면서 큰 손실을 보았다.

전문가들은 액면분할 자체가 거래량을 늘리는 효과는 있지만, 기업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같은 실적과는 관계가 없고, 결국 장기적으로 주가는 해당 기업의 펀더멘탈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업의 현재 실적과 미래 비전이 탄탄한지 우선 파악한 후, 액면분할에 따른 추가적인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4,56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20.5%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액도 처음으로 4조 원을 돌파하면서 실적 면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향후 카카오T 앱 내에 대리, 택시, 바이크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운송수단 관련 서비스를 넣으면서 모빌리티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지식재산권(IP)이나 콘텐츠 부문에서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합병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같은 금융 부문 계열사들도 올해 IPO를 앞두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주가 상승은 단지 액면분할 때문이라기보다 카카오 그룹이 자체적으로 가지는 경쟁력에 기반했다고 분석한다.

액면분할을 통해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투자 기회가 확대되고, 기업 입장에서는 거래량과 주가의 동반 상승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이번 액면분할 소식 발표 이후 한동안 카카오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단순히 액면분할이라는 한 가지 호재만 고려한 투자 결정은 지양해야 한다. 카카오라는 기업에 대해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는 얼마이고,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인지 판단한 후 투자 결정을 내리는 현명한 태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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