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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는 ‘아이템 뽑기’ 확률 공개가 두려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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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는 ‘아이템 뽑기’ 확률 공개가 두려운 것인가?
  • 임성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02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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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유저들의 항의 빗발... 게임업계 "영업 비밀"
게임산업협회, 게임법 개정안 의견서 문체위 의원실에 전달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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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임성진 소비자기자] '카지노보다 나은 게 뭔가요?'

게임업계 회사들의 도를 넘은 뻔뻔함에 게임 유저들이 들고일어났다. 최근 국회에서 과도한 아이템 뽑기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려고 하자 게임업계가 '영업 비밀'이라며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게임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 때문이다. 

이에 게임업계는 아이템 뽑기 확률은 영업 비밀이라며 반발했던 것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발의된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 에 관한 의견서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전달했다. 

하지만 게임업계의 이러한 태도는 소비자들의 반감만 키우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리고 며칠 전 일어난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사건은 참고 참던 소비자들의 화를 분출시켰다.

누적 이용자 수가 1,800만 명이 넘는 넥슨의 대표 PC 게임인 메이플스토리는 최근 확률 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대규모 유저 이탈을 겪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환생의 불꽃'이라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를 장비 아이템에 추가 옵션을 '무작위'로 부여한다고 소개해왔다.

하지만 이용자가 원하는 추가 옵션을 얻기 위해선 환생의 불꽃 아이템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써야 하여 예전부터 이 확률이 조작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의혹은 2월 18일에 진행된 게임 업데이트에서 사실로 밝혀졌다. 모든 종류의 추가 옵션이 '무작위'가 아닌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하여 사실상 그동안 각각의 추가 옵션이 부여되는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즉, 아이템에 소개된 설명처럼 ‘무작위’가 아닌, 유저들에게 불필요한 성능은 높은 확률, 유저들이 필요로 하는 성능은 낮은 확률로 부여했었다는 의혹이 틀린 의혹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적용되는 아이템들뿐만 아니라 확률이 명시된 콘텐츠 역시 확률 조작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분노한 게임 이용자들은 넥슨 본사와 국회에 유저들의 메시지를 담은 트럭을 보냈다. 트럭에는 '카지노는 확률공개', '메이플은 영업비밀', '확률조작 해명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라' 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러한 트럭 시위뿐만 아니라 넥슨 게임 불매운동 등 다양한 형태로 유저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게임업계 회사들의 운영 방식을 보면, 그들의 게임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그저 돈벌이의 수단으로 보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국내 게임 소비자들과 게임사의 갈등은 메이플스토리 이전에도 있었다. 바로 지난 2017년부터 퍼블리싱 하여 운영하고 있는 일본 원작의 모바일 RPG ‘페이트 그랜드 오더’다. 해당 게임의 경우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타 국가 서버에서 진행됐던 이벤트들이 한국 서버에서는 진행되지 않은 적이 수차례 있어 당시에도 전광판 트럭을 동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저들이 불만을 표출했었다. 

게임산업은 규모가 17조 원이 넘는 산업으로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도 주목받는 산업이다. 지금과 같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깨끗하고 투명한 게임 운영이 어느때 보다도 요구된다. '무작위'라는 단어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이와 같은 행위들은 근절하고, 이용자 친화적인 게임 운영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게임업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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