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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도 음성으로 소통해요… 이제는 오디오 플랫폼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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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도 음성으로 소통해요… 이제는 오디오 플랫폼이 대세
  • 이은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15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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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열풍 이어져… 페이스북, 트위터도 오디오 채팅 앱 개발 중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오디오 플랫폼 강세 보여
출처 : 앱스토어
출처 : 앱스토어

[소비라이프/이은비 소비자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소통이 단절된 요즘, 100% 오디오 기반으로 소통할 수 있는 SNS 플랫폼 ‘클럽하우스’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오디오북, 오디오 강의 플랫폼의 성장세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오디오 기반 SNS의 흥행까지, 오디오 서비스 시장은 전에 없던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SNS 클럽하우스는 모든 소통이 오디오로 이뤄진다. 룸을 개설해 스피커들이 특정 주제에 관한 대화를 나누면, 사용자들은 관심 있는 주제의 룸에 참가해 얼마든지 스피커들의 대화를 청취할 수 있고, 손들기를 누르면 발언권을 얻어 대화에 참여할 수도 있다. 주로 사진과 텍스트, 영상으로 소통이 이뤄지던 기존의 SNS들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이목을 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확산된 클럽하우스 열풍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등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일론 머스크는 클럽하우스를 통해 로빈후드의 CEO 블래드 테네브와 게임스탑의 공매도에 관한 설전을 벌였고, 이외에도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인들이 클럽하우스 대화에 참여한 것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우아한형제들 의장 김봉진, 마켓컬리 대표 김슬아와 같은 유명 스타트업 업계 대표들이 참여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도 클럽하우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며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멀게만 느껴지던 유명인들의 대화에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매력을 느끼게 한다.

클럽하우스는 현재 베타테스트 단계에 있어 아이폰 유저만 앱 설치가 가능하고, 초대장이 없으면 이용할 수 없다.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클럽하우스 열풍이 빠르게 확산되자 화제의 SNS를 이용하기 위해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초대장을 거래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개인 SNS에는 클럽하우스 가입을 인증하는 게시물들을 상당수 볼 수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 정도로 품귀 현상을 보이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FOMO(Fear Of Missing Out)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FOMO란 타인이 즐거워하는 일에서 나만 소외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뜻한다. 클럽하우스는 실시간 소통 방식으로 이뤄지고 녹음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대화의 내용을 알 수 없어 소비자의 FOMO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배우 김지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걸 인정받고 싶고, 남들보다 더 우월해지고 싶어 하는 심리"라며 "초대장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스스로 자존감이 떨어진다고 느끼게 된다"라고 클럽하우스의 폐쇄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클럽하우스 이용자 A씨는 "지인의 초대를 받아 이용해 봤지만, 발언할 용기가 나지 않아 듣기만 하고 있다"라며 "룸에 입장해도 중심이 되는 몇몇 스피커들끼리만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여서 이질감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점도 명확하다. 이용자가 늘면서 각 개인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분야와 주제의 논의가 오가고 있는 클럽하우스에서는 평소에는 의견을 내기 어려웠던 주제에 대해서도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끼리 모여 대화를 나누며 여러 사람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다. 또한 클럽하우스에서 이뤄지는 쌍방향 소통 방식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관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클럽하우스가 몰고 온 인기에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반응했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이 최근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형식의 ‘파이어사이드’라는 오디오 채팅 앱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에서도 기존의 짧은 텍스트 형식을 벗어나, 음성 채팅을 기반으로 한 ‘스페이시스’를 개발해 테스트 단계에 있다.

클럽하우스로 두드러진 오디오 서비스 시장의 성장세는 이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개인 오디오 방송 플랫폼인 ‘스푼라디오’는 2016년 출범한 이래로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지난해 연간 아이템 판매액 83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판매액(486억) 대비 7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한, 지난해 스푼 이용자들의 1인 누적 청취 시간은 2019년 대비 44% 증가했으며, 라이브 방송 채널은 3,400만 개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오디오북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18년 말 출시한 ‘네이버 오디오클립’ 오디오북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60% 올랐다. 또 다른 오디오북 플랫폼인 ‘윌라’는 지난 4일 25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단독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더욱 가파른 성장을 이어 나갈 것”이라 밝힌 윌라는 2019년 론칭 이후 현재 약 200만 건의 앱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누적 회원 수는 150만 명을 돌파했다. 오디오북 수요 증가에 맞춰 기존 출판업체들도 오디오북 제작을 늘려가는 추세다. 

오디오 서비스 시장이 확산됨에 따라 콘텐츠도 다양하게 변모했다. 인기 웹소설과 웹툰을 오디오북으로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명상, ASMR 콘텐츠까지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밀리의 서재는 ‘내가 만든 오디오북’이라는 사용자 참여형 오디오북 플랫폼을 출시해 차별화 전략을 선보였다.

오디오 플랫폼의 인기는 멀티태스킹에 능한 MZ세대 사이에서 더욱 돋보인다.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다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 요즘, 시공간의 제약이 적은 오디오의 특성상 다른 일을 하면서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오디오 플랫폼의 수요가 더욱 늘었다. ‘집콕’ 생활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지금, 방 안에서 각종 명강의를 듣고, 전시회에 방문한 것처럼 전시 해설을 듣는 등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즐거움을 선사하는 오디오 콘텐츠의 매력은 소비자의 이목을 끌만 하다.

나아가 SNS ‘클럽하우스’의 등장으로 소통의 역할도 하게 된 오디오 플랫폼은 장기화되는 활동 제약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며 ‘코로나 블루’ 타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오디오 플랫폼의 상승세가 코로나 특수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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