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있는 중고 제품, 수리비도 받을 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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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 있는 중고 제품, 수리비도 받을 수 없나요?
  • 이혜주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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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물품의 하자... 수리비 청구, 환불 모두 어려워
구매자에게 불리한 현행 민법... 늘어나는 중고 거래에 발맞출 필요성 제기

[소비라이프/이혜주 소비자기자] 지난 18일 50대 A 씨는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을 통해 공기청정기를 구입하고 택배로 받아 작동해본 결과 필터에서 담배 냄새가 심하여 판매자에게 수리비 청구 명목으로 필터 교체 값을 청구했다. 하지만 중고 거래 특성상 교환 및 환불, 수리비 청구는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A 씨의 사례뿐만 아니라 중고 물품 거래 글에서 "중고 거래 특성상 교환 및 환불, 수리비 청구는 불가능하다"라는 문구를 자주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중고 거래 특성은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중고 거래는 민법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구는 거래 물품의 하자를 구매자가 알았거나 구매자의 과실로 인해 알지 못했다면 하자에 대한 판매자의 책임은 없다는 민법 제580조 제1항에 근거한다. 동일 조항에 따르면 하자로 인해 거래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면 구매자는 거래를 취소할 수 있고, 심각한 하자가 아니어서 계약 목적 달성이 가능하다면 구매자는 손해 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

직거래로 중고 제품을 구매한 경우 하자를 확인하지 못한 것은 구매자의 과실이 될 수 있지만, 택배 거래를 한 경우 거래가 모두 완료된 후 하자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문제가 발생한다. 구매자로서는 거래 당시 실물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법의 보호를 받길 원한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실질적으로 직거래가 아닌 택배 거래더라도 꼼꼼하게 물어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구매자의 과실로 보아 수리비 청구도 어렵다고 말한다.

하자로 인한 수리비 청구뿐만 아니라 환불 문제 또한 구매자에게 불리하다. 중고 거래 환불의 경우 판매 당시 하자에 대한 입증 책임이 구매자에게 있고, 판매 당시 하자가 있다고 입증이 되더라도 판매자가 하자를 몰랐다면 환불 의무는 없다고 본다. 또한, 자동차가 아닌 일반적인 제품의 중고 거래는 하자 고지 제도가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현행 민법하에서 하자에 대한 손해 배상을 받기가 어렵다.

앱·소매시장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올해 1월 기준 월 1,432만 명이다. 당근마켓의 경우 이용자가 지난해 대비 158% 상승했다. 중고 거래 시장은 커지지만 관련 법 제정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지만 중고 거래 플랫폼 자체적으로 이용자 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 18일 중고나라의 경우 주식회사 로팡과 법무법인 우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이용자의 온라인 법률 지원 관련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했다.

플랫폼 자체 법률 지원과 피해 방지 모니터링도 중요하지만, 중고 거래에 있어서 구매자에게 현저히 많은 책임을 부과하는 법을 보완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피해 보상을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중고 거래 이용자들이 법의 보호 아래에서 사기와 같은 피해 걱정 없이 편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관련 법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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