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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화번호까지 가게 사장님 손에? 배민 상생협의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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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화번호까지 가게 사장님 손에? 배민 상생협의회 논란
  • 이혜주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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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자상한 기업 업무 협약식에 따라 '배달의 민족 상생협의회' 15일 출범
민감한 고객 정보 점주들과 공유...이익 공유제 압박인가

[소비라이프/이혜주 소비자기자] 지난 18일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은 2021년 첫 번째 자상한 기업이자 프로토콜 경제 실현 첫 모델로 선정됐다. 5일 더불어민주당,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자상한 기업 업무 협약식 내용에 따라 '배달의 민족 상생협의회'가 오는 15일 출범한다. 하지만 이익 공유제 이슈와 맞물려 상생협의회 협약 내용이 논란이 일었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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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의 자상한 기업 업무 협약식 주제는 '상생협력을 통한 프로토콜 경제 실현'이었다. 업무 협약식에서 배민은 사업경력 10년 이상 소상공인 대상으로 '내 가게 점포' 구매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소상공인과 동반성장을 위해 맞춤형 마케팅 분석 정보, 전문 상담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플랫폼 데이터 공유 제도가 상생협의회에서 구체화하면서 문제가 됐다.   

기존 업무 협약식에서는 우아한 형제들이 보유한 지역과 업종별 거래 정보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 중인 상권정보시스템에 제공하는 것에 합의했다. 상생협의회 협약에서는 이보다 더 나아가 고객들의 동의를 받고 전화번호나 주문 횟수 등이 점주들에게 공유될 수 있게 된다. 이전까지 이러한 내용은 자영업 관련 단체들이 고객 관리 차원에서 지속해서 요구를 했었지만 배민 측은 개인정보보호를 근거로 거부해왔다.

배민 측은 개인정보 방침 변화와 관련해 고객 정보 공유는 기존에 고민하고 있던 부분이고 상생 협력 차원이라고 말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익공유제가 이슈화된 것을 고려하여 한 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상생협의회에서는 고객 정보 공개와 더불어 매장의 거리순 노출, 수수료 및 광고비에 대한 논의가 협약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거리순 매장 노출도 기존 배민 앱과 비교해서 파격적인 부분이라 평가되지만 고객 정보가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은 공유되는 정보가 굉장히 사적인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정보가 제3자에게 유출되었을 경우 개인이 입는 타격이 크다. 특히 전화번호 같은 경우 단골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공된 안심번호로 사용하기도 어렵고, 다른 정보와 조합하지 않아도 개개인으로 특정될 수 있는 정보이다.

그러므로 배민과 같은 플랫폼 기업과 자영업자 상생을 위한 고객 정보 공유는 개인정보 보호법의 강화가 선행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개인 정보 유출 문제에 대해 외국만큼 민감하지 않고, 법제 또한 그만큼 발전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정보의 수집, 사용, 제3자 제공과 삭제에 있어서는 기업의 개인정보처리방침에 구체화돼 있지만, 정보 주체의 정보 침해와 이에 대한 보상과 해결 방안이 충분히 자리 잡히지 않았다.

침해에 대한 보상과 해결 절차뿐만 아니라 개인의 정보 동의 및 사용 절차 관련 법제 또한 강화해야 한다. 어떠한 사이트를 가입할 때나 개인 정보 사용 및 제3자 제공에 대한 메일이 왔을 때 내용을 읽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작년 11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발표한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에서 개인정보 동의 제도, 개인정보처리방침 인증제 등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내용은 플랫폼 데이터 공유를 구체적으로 논하기 전에 도입해 국민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확실한 보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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