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평가] 평양냉면계의 블루칩, ‘진미평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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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평가] 평양냉면계의 블루칩, ‘진미평양냉면’
  • 최명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0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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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된 검증된 맛집
계속 생각나는 맛으로 두터운 마니아층 보유

[소비라이프/최명진 소비자기자] 강남구청역과 논현역 사이, 서울 세관사거리의 한 골목에는 ‘진미평양냉면’이 자리 잡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해도 두 역 중간에 있어 거리가 애매하고, 차량 이용 시 입구와 출구가 각기 다른 골목에 위치해 번거로울 수 있다. 그러나 접근성 낮은 골목에 숨어 있음에도 진미평양냉면은 손님들로 인해 문전성시를 이루곤 한다.

진미평양냉면은 ‘평양면옥 논현점’에서 20년간 주방에 있던 임세권 셰프가 나와 2016년에 차린 곳이다. 2018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함께 평양냉면 신드롬의 수혜를 입어 주가가 상승했고, 유명 TV 프로그램에도 빈번히 소개된 바 있다. 2018년부터 매년 꾸준히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합리적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음식점에 미쉐린이 부여)으로 분류돼 있기도 하다.

평양냉면은 진입장벽이 비교적 높은 음식이다. 우선 가격이 일반 냉면의 가격을 크게 웃돈다. 진미평양냉면이 평양냉면 중에서는 저렴한 편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물냉면 한 그릇에 11,000원이다. 곁들일 만두와 제육 또한 가격이 만만찮고, 어복쟁반의 경우 5만원부터 시작한다. 또한 처음 심심한 맛의 평양냉면을 접한 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필자 또한 서너 번 접해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 맛을 조금씩 음미하기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막상 평양냉면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과 같다. 심심한 줄만 알았던 맛은 점점 더 깊이감이 더해지고, 툭툭 끊어지는 메밀면의 매력도 차츰차츰 알아가며 메밀향과 육향의 어우러짐에 빠져든다. 어느 순간 일반 고깃집 냉면을 먹고 있는 중에도 평양냉면 생각이 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진미평양냉면은 기본에 충실한 평양냉면집이다. 첫 맛은 심심하지만 점차 메밀 특유의 향이 입에 남는다. 육수 역시 짜지 않고 부드러워, 부담스럽지 않게 고기의 향을 느낄 수 있다. 함께 나오는 면수는 냉면과 함께 먹으면 고소함을 한층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처음 방문했던 2017년부터 지금까지 평양면옥 20년 경력에서 나오는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평양면옥과는 육수의 염도와 면의 점도, 고명의 종류 등에서 변화를 주어 상당한 매니아층을 형성하였다. 그럼 지금부터 필자만의 진미평양냉면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물냉면이 나오면 먼저 그 상태 그대로 육수를 한 모금 마신다. 메밀면이 풀어지기 전, 순수한 육수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다음 면을 잘 풀어 메밀향이 충분히 육수에 베이게 한다. 필자의 경우, 메밀향과 육향이 잘 어우러지기를 기다리면서 고명으로 나온 달걀과 오이를 먹곤 한다. 육수에 달걀 노른자가 섞이거나 오이향이 지나치게 베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도 있다. 그러고 나서 육수를 다시 한 모금 마셔보면, 아까와는 확연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감탄하고 난 뒤에는, 정신없이 면과 육수에 빠져들면 된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냉면 그릇은 바닥이 보이고, 기분 좋게 '완냉(면은 물론이고 육수까지 전부 마시는 것)'에 도전하면 된다.

물론 음식을 음미하는 방법에는 정답이란 없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방식이 있을 것이고, 그 방식 간에는 우열은 없고 공유만이 있을 뿐이다. ‘진미평양냉면’과 같은 훌륭한 음식점들로 인해, 각자만의 냉면 철학을 찾아가는 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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