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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트럼프의 중국기업 압박…. 이번엔 텐센트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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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트럼프의 중국기업 압박…. 이번엔 텐센트 겨냥
  • 이준섭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9.2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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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가 지분을 소유한 미국 게임업체들에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정보 요구
텐센트가 대주주인 우리 게임사 역시 악영향 받을 수도

[소비라이프/이준섭 소비자기자] 중국의 IT기업들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하던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에는 텐센트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의 주요 매출원인 게임업체들에 대해 국가안보 위험요인이 있는지 조사할 예정으로, 미·중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 텐센트 홈페이지
출처 : 텐센트 홈페이지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과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 중국 IT기업들에 대한 연이은 제재를 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텐센트에 눈을 돌려 중국에 대한 압박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는 중국의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로, 중국 최대 모바일메신저 ‘위챗’의 운영사이자 세계적인 게임 배급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6일에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위챗과 거래 금지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위챗의 경우는 미국 내 사용자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텐센트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텐센트가 투자한 게임업체를 통해 텐센트에 대한 압박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시간 17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텐센트 지분을 소유한 미국 내 게임업체들에 데이터 보호 규약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게임사에서 사용자의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앞선 위챗의 행정명령에서 미국인 개인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넘어갈 수 있다는 국가 안보 위협을 근거로 제재가 이루어졌음을 고려하면, 텐센트에 대한 제재 역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게임업체의 안보 위협을 조사하는 이유는 텐센트의 전체 매출 중 게임이 자치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으로 30% 이상으로 매우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게임업체에 대한 제재는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텐센트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는 우리나라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의 지분 90% 이상, 글로벌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에픽게임즈 지분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텐센트는 우리나라 게임사인 넷마블의 17.55%, 크래프톤의 13.2%, 카카오 게임즈의 5.63% 등 지분을 소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이 같은 미국의 개인정보 관련 제재는 우리 소비자에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과거 '꼭 지워야 할 중국앱' 목록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며 틱톡이 우리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해외로 유출해 방통위로부터 처벌 받는 등의 이슈가 있었다. 중국 업체들의 개인정보 유출은 비단 이번만이 아닌 것이다. 계속되는 제재를 계기로 우리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가 필요하다는 '동기'가 생겼다. 또한, 텐센트가 대주주로 큰 영향을 끼치는 우리 게임사 역시 개인정보 관리에 더 힘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 게임사들의 위험이 커졌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불안 요소다. 특히 미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매출 순위 5위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미국에서의 실질적인 운영이 텐센트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제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심한 경우 앱 퇴출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제제가 현실화되면 우리 게임사인 크래프톤에도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텐센트가 지분을 소유한 다른 우리 게임사 역시 향후 미국 시장 진출의 위험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물론 이 같은 미국 정부의 텐센트 압박은 단순히 텐센트가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소유한 우리 게임사들에게는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또한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 결집을 위해 세운 정치적 전략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미·중갈등은 잠재적인 불안 요소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지 않을까 우리 기업들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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