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웨이 금지령 발효...우리의 득과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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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화웨이 금지령 발효...우리의 득과 실은?
  • 김혜민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9.1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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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수주 공백 메울 방안 찾아야
중국 5G 및 반도체 입지 축소 위기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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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김혜민 소비자기자] 지난 15일부터 미국의 화웨이 금지령이 발효됐다. 중국의 IT 기업 화웨이가 15일부터 전 세계 92개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로부터 사실상 반도체 부품을 사지 못하게 됐다. 이른바 '미국의 중국 죽이기'로 인해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반도체 공급기업들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화웨이의 입지 축소가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중국의 제재로 인해 중국 화웨이의 위상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위챗과 같은 SNS에서는 화웨이가 '총알구멍투성이 비행기'로 전락했다며 한탄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화웨이는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메리카 탈출 계획인 '플랜A'를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그들 입장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반도체 개발과 생산 및 부품 전부를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 화웨이가 고성능 단말기 등 개발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IT 업계에서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이 이토록 중국의 화웨이를 견제하는 이유는 미·중 간 디지털 세계 패권과 맞물려 있다. 과거 19세기 후반 대영제국의 경우 해적 케이블을 부설함으로써 전신망 정비를 통해 세계 패권을 강화하고 장악했다. 20세기에는 미국이 위성과 인터넷을 통해 세계 패권을 주도해왔다. 미국의 패권이 견고한 틈을 타 이제는 중국이 육지, 바다 그리고 우주 3면에서 화웨이를 등에 업고 미국을 무섭게 추격하는 중이다. 화웨이로 무장한 중국이 21세기 패권을 장악하고자 하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미국이 강하게 견제에 들어간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중국 기업 중 화웨이만 겨냥하고 공격하는 것일까? 화웨이는 중국의 핵심 IT기업으로 대규모 자본과 정부의 자금지원을 바탕으로 미국의 기술을 무섭게 추격 중이며, 미국 관점에서 이질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진 기업이다.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대중국 전략을 통해 중국이 미국을 추격하지 못하도록 정면에서 경고하는 것이며, 불가피한 경우 미국은 동맹국과 함께 강력한 포위망을 구축해 글로벌 디지털 경제권에서 배격하여 타격을 입히는 디지털 전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중국을 민주화된 정부로 정권을 교체하도록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미·중 간의 무역전쟁 속에서 우리나라 기업들 또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안미경중' 즉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화웨이와 경쟁하고 협력해왔던 우리 기업들에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가 축소됨에 따라 삼성전자가 안정적인 시장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반사이익이 존재하나, SK하이닉스 등 화웨이에 반도체 부품을 공급해왔던 기업들은 매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해왔다. 삼성전자는 연간 전체 매출 중 3.2%에 해당하는 7조3700억 원을, SK하이닉스는 연간 매출의 11.4%인 3조원을 벌어들이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수요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가져가고 중국 내 수요는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이 차지할 것"이라면서 "특히 이번 화웨이 제재로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 2억 6천 대에서 내년에는 3억 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해 "화웨이 제재의 반사이익과 시장 점유율 확대 효과에 따라 2018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2억6천500만대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내년에는 3억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미·중 간의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우리 IT 업계 전반에 악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1~7월 반도체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이 41.5%며, 두 번째로 높은 홍콩도 20.8%를 차지하는데 그 상당량은 중국으로 가는 것이다. 평판디스플레이 등도 수출에 지장을 받는다. 업계는 “수출금지가 1년 이어지면 연간 13조 원 매출 차질이 예상된다”고 봤다.

앞으로 중국 IT 기업들이 글로벌 디지털 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디지털 패권의 중심축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으로 완전히 기울어 버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당국과 기업은 국제 질서와 환경의 변화에 따른 중장기적 대책을 수립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전략적 대응으로 맞설 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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