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하 없는 할인 행사 있어 단위가격 확인 필요
[소비라이프/권유정 소비자기자] 합리적 소비를 위해서는 단위가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위가격은 일정 단위 기준의 가격을 나타내므로 제품의 가장 정확한 가격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 가격 비교 편리해
단위가격을 표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품 간의 가격 비교를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개씩 판매하지 않고 몇 개씩 묶어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을 비교할 때 편리하다.
코로나19로 인해 필수품이 된 마스크의 경우, 1매씩 판매하기도 하지만 몇십 매를 묶어 판매하기도 한다. 공적 마스크 제도하에서는 한 장당 1,500원이었지만, 공적 마스크 제도가 폐지된 지금은 온라인에서 다양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종류의 마스크는 1매당 가격을 쉽게 알기 힘들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검색하면 1매, 2매, 10매 등 포장 단위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국내 쇼핑몰 사이트에 ‘마스크 KF94’를 검색했을 때의 화면으로, 마스크 1매, 30매, 50매 등 포장 용량이 다양해 1매당 가격 비교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소비자시민모임은 ‘소비자들이 마스크 가격 비교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마스크를 단위가격 표시대상 품목에 포함하고, 현재 단위가격 표시 의무가 없는 온라인 쇼핑몰을 단위가격 표시 의무 대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마스크에 단위가격이 표시된다면 상품 구성이 다양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소비자들이 쉽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 가격 인하 없는 할인 행사?
대형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격 할인 행사에서 실제 가격은 인하되지 않은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의 조사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에서 할인 행사 또는 할인 관련 품목(가격할인·특별상품·행사상품)을 조사한 결과, 할인 행사로 인한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실질적인 할인이 아닌 제품이 있었다.
이마트의 경우 9개 품목을 할인 관련 품목으로 표시했지만, 이 중 약 22%인 2개 품목은 가격 변화가 전혀 없었다. 4개 품목은 할인 전후 가격 변화가 30% 미만, 2개 품목은 10% 미만이었다. 오히려 할인이 아닌 품목 12개 중에서 4개 품목은 최저가와 최고가 차이가 30% 이상이었다. 롯데마트는 할인 관련 품목 11개 중 약 18%인 2개 제품의 가격이 행사 전과 같았다. 홈플러스도 15개의 할인 관련 품목 중 가격 차이가 10% 미만은 4개, 가격 변화가 없는 제품은 27%인 4개로 나타났다. 아래 사진은 조사 결과에 따라 할인 관련 제품 수 대비 실제 가격 인하가 전혀 없는 제품의 비율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할인 행사로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실제로는 가격이 인하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제품의 가격만 고려하기보다 단위가격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위가격은 제품 가격보다 작게 적혀있어 구매에 필수적인 정보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제품의 가장 정확한 가격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할인’ 등의 문구에 현혹되지 않고 단위가격을 활용해 제품의 가격을 파악하고 비교한다면 더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