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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 영화화 논란, 미디어가 부여하는 범죄자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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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 영화화 논란, 미디어가 부여하는 범죄자의 서사
  • 전유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5.18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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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 소재로 하는 영화 '악마의 방', 논란 일자 제작 중단 발표
범죄 심각성 '유희 거리'로 치부하는 미디어
출처- unsplash
출처 : unsplash

[소비라이프/전유진 소비자기자] 텔레그램 집단 성 착취 사건, 일명 N번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밝힌 영화제작사 측이 논란이 일자 제작 중단을 발표했다. 범죄의 심각성을 자극적인 재미로 치환하려는 미디어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SNS상에서 누리꾼들의 해시태그 운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3일 영화제작사 파란프로덕션은 "N번방을 소재로 한 영화 '악마의 방' 촬영을 올 하반기에 시작할 것"이라며 "'악마의 방'은 미성년자 성 착취 복수극으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해 디지털 성 착취 및 미성년자 성범죄는 반드시 처벌된다는 내용"이라 밝혔다.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N번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 발표에 "흥미롭다", "경각심을 일깨워줄 것"이라는 일부 긍정적인 반응이 존재했으나, 누리꾼 대부분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영화 내 자극적인 재미로 치환해 단순 유희 거리로 삼는 것"이라며 영화 제작 반대 의견을 역설했다. 일각에선 언론에 이어 미디어가 나서서 범죄자를 '악마화'하려 든다며 미디어가 부여하는 범죄자의 서사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거듭되는 논란 끝에 지난 15일 영화제작사 파란프로덕션은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악마의 방'은 제작하지 않는다"라며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분노한 여론은 식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SNS를 통해 '#범죄재연미디어는_2차가해다', '#CRIME_IS_NOT_ART' 등 해시태그를 사용해 미디어가 범죄를 보는 시선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남기고 있다.

출처- 인터넷 캡처
출처- 인터넷 캡처

한편 지난 2017년 8월에도 실제 범죄를 소재로 자극적·폭력적으로 그려내 도마 위에 오른 영화가 있었다. 바로 강남역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고 알려진 영화 '토일렛'이다. '토일렛'은 '강남역 여자 화장실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다는 홍보 문구가 공개되며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고, '#토일렛_상영_반대' 해시태그를 사용해 해당 영화를 규탄하는 운동이 확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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