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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건강검진, 결과 통보만 하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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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건강검진, 결과 통보만 하고 끝?
  • 류예지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2.05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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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건강 관리가 아닌 일회성 검진에 그쳐
질병 조기 진단에도 큰 효율 없어

[소비라이프/류예지 소비자기자] 만 20세 이상 국민이라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원으로 출생연도(짝, 홀수)를 기준으로 2년에 1회씩 무료로 일반 검진을 제공받는다. 2020년은 짝수 연도 출생자가 검진 대상자다. 하지만 매년 1조 원 이상의 재정이 투입되는 이 제도가 적절한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지난 2009~2010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35만 명을 4년 동안 추적 조사한 김현철(미국 코넬대학교 정책분석학과) 교수팀은 최초 검진 수치는 비슷하지만, 질병 진단을 받은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나눠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한 당뇨 확진자의 경우, 허리둘레와 체질량지수가 줄어든 반면 혈당 수치가 낮았던 중증도 위험군은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결과에 대해 김 교수는 검진 후 문제 여부만을 알려준 뒤 식단 관리, 운동 프로그램 지원 등 적절한 사후 관리 프로그램이 없는 것이 문제점이라 말했다.

국가건강검진은 모든 병을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조기 발견 시 치료 가능성이 높은 5대 주요 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을 비롯해 발생 빈도가 높은 주요 질환을 중심으로 실시한다. 진찰과 상담을 비롯해 신장, 체중, 허리둘레, 체질량 지수와 같이 기본적인 검진과 공복 혈당, 요단백, 혈색소, 흉부 방사선 촬영 등 일반적인 검사를 진행한다. 여기에 혈액검사, 콜레스테롤, C형 간염, 골밀도, 생활습관평가 등이 연령에 맞게 실행된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건강검진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극화한 직장 생태계가 반영된다. 주요 대기업들은 대형병원과 계약을 맺어 수십만 원의 종합건강검진을 한다. 건강보험이 되지 않는 비급여지만, 사내 복지 차원에서 제공한다. 제일 유명한 ‘빅5’ 병원의 기본 건강검진 가격은 60~70만 원 후반이다. 더 나아가 대기업 임원들은 주로 100만 원을 훌쩍 넘는 건강검진을 받는다. 그렇기에 중소기업에 근무하거나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공단파’는 건강 이상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잃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건강검진 시장이 과도한 마케팅으로 부풀려진 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국가에서 진행하는 건강검진이 질병을 일찍 발견하는 것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보험료는 보험료대로 나가고 추가로 비급여 항목까지 검사를 해야 한다는 부분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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