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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배달비 무료, 실제로는 '조삼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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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배달비 무료, 실제로는 '조삼모사'?
  • 이득영
  • 승인 2023.07.13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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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패스X' 배달비 무료 혜택, 하지만 쿠폰 혜택 제한
배달앱 경쟁 과다로 '눈속임 쿠폰' 많아져
자료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자료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소비라이프/이득영 소비자기자] 과거 춘추전국시대에 송나라의 '저공'(狙公)이란 사람의 에피소드다. 그는 원숭이를 여러마리 기르고 있었는데, 먹이가 부족하게 되자 저공이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숭이들이 반발하자 도토리를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바꿔 말했다. 원숭이들은 좋다고 인사까지 하며 기뻐했다. 바로 ‘조삼모사’ 고사성어 이야기다.

최근 '요기요'가 출시한 ‘요기패스X’가  바로 이 '조삼모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어찌된 일인지 더 자세히 살펴본다.

'요기패스X'는 '요기요'가 올해 5월 17일에 출시한 유료 구독 서비스이다. 기존 '요기패스'가 배달 기준 매번 3000원 혜택을 준 것과 다르게 배달비를 무료로 해주는 구독권이다. 배달비는 라이더와 플랫폼의 입장에 따라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에 배달비 무료는 소비자 입장에서 꽤 큰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일부 소비자들은 요기패스X에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왜냐하면 '요기패스X'가 적용되면 쿠폰 중복 적용이 되지 않아서 기존에 제공받던 쿠폰 혜택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요기요는 과거부터 결제수단에 따른 쿠폰(카드사 쿠폰, 토스 쿠폰 등)과 점심 쿠폰 등 여러 쿠폰을 제공해 왔다. 이런 쿠폰은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혜택이 되었고 소비심리를 촉진해왔다. 그런데 요기패스X가 쿠폰 중복적용을 제한하니 소비자들에게는 불만사항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요기요' 측은 ‘오늘의 할인’, 포토리뷰 등으로 얻을 수 있는 ‘포인트’,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무적쿠폰’ 등의 혜택은 중복 적용할 수 있기에 소비자들에게 더 이득이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에게 따르면 요기요 측이 배달비가 무료라는 것만 강조하고 쿠폰적용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하단에 조그맣게 표시한다는 점이 괘씸하다는 의견들이다.  배달비를 무료로 하면서 기존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던 ‘점심 쿠폰’, ‘결제수단 쿠폰’ 등을 제한하는 점은 '조삼모사'에 불과하며 소비자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과거 배달 플랫폼업계가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 양강 구도일 때에는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두 기업이 다소 파격적 혜택들을 제공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배달특급’, ‘대구로’ 등 지역 공공배달앱과 ‘땡겨요’, ‘위메프오’, ‘쿠팡이츠’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계속 탄생했고 코로나19가 종식기에 접어들며 배달수요가 정점에서 서서히 줄고 있는 추세다. 배달 플랫폼업계는 과거에 제공하던 큰 혜택들을 더 이상 제공하지 못하고 이번 '요기패스X'처럼 소비자 입장에서 다소 불만스러운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배달 플랫폼업계가 경쟁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소비자들이 제공받는 혜택에 아쉬움을 느끼고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진정한 소비자들의 만족을 위해 업계는 '요기패스X'처럼 '조삼모사' 수준의 서비스를 지양하고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되돌릴만한 혜택들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면 소비자들도 배달앱을 많이 애용해 배달 플랫폼업계가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고 소비자들과 상생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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