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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삼겹살, '프리미엄' 항정살, '프리미엄'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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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삼겹살, '프리미엄' 항정살, '프리미엄'이 뭐길래?
  • 이득영
  • 승인 2023.05.19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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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프리미엄' 기재 시, 소비자 납득 근거 있어야
과장,허위광고 처벌 규정 애매
자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자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소비라이프/이득영 소비자기자] ‘프리미엄(premium)’은 ‘아주 높은’, ‘고급의’, ‘최상급’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단어이다. 주로 비싼 명품이나 고급 재료로 만든 물건 등에 어울리는 단어다.

식품에 ‘프리미엄’이란 단어가 자주 쓰이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프리미엄’ 식품을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종류의 식품에 ‘프리미엄’이 마치 마법의 단어처럼 기재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볍게 먹는 간식류부터 과일, 양식, 중식, 한식, 건강식품까지 ‘프리미엄’이란 단어가 기재되지 않는 식품 종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 중에서 특히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돼지고기 브랜드가 늘고 있다. 실제로 삼겹살, 항정살 등 돼지고기에 ‘프리미엄’이라는 문구가 기재된 제품을 쉽게 볼 수 있다.

‘프리미엄’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이 있을까?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프리미엄’ 돼지고기 식품을 살펴보니 대부분 ‘한돈’을 사용하고 1등급 이상의 돼지고기를 사용한다고 나와 있다. 때때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거나 동물복지를 지킨다는 설명도 있다. 과연 그 기준들이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의 명확한 기준이 될 지 의문이다.

우선 ‘한돈’은 인증된 국산 돼지고기임을 의미하지만 이 자체가 ‘프리미엄’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 등급판정 두수 1854만 5157두 중 67.6%가 1등급 이상이었다.(1+등급 33.9%, 1등급 33.7%) 세 마리 중 두 마리 이상이 1등급 이상이기에 등급도 ‘최상급’을 뜻하는 ‘프리미엄’의 기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추가적으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산 돼지고기의 97~98%는 YLD품종(요크셔+랜드레이스+듀록 교잡종)이다. ‘프리미엄’을 기재하는 돼지고기의 품종이 특별한 게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다들 명확하지 않은 저마다의 기준과 근거로 ‘프리미엄’을 자처하게 된 것일까? 식약처에 따르면 식품에 ‘프리미엄’ 문구를 기재하려면 소비자의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기준과 근거를 제시해야 된다고 한다. 하지만 ‘프리미엄’ 문구를 기재하는 것은 판매업체의 자유이며 정확한 법적 기준이 없어서 판매업체가 주장하는 빈약한 기준과 근거에 맡겨 둘수 밖에 없다. ‘프리미엄’ 기재를 허위광고, 과대광고로 처벌하는 등 제한과 규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소비자들은 ‘프리미엄’이라는 문구를 보면 고급스런 이미지가 연상되기에 이러한 문구가 구매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판매업체들은 소비자가 ‘프리미엄’이라는 문구에 기만되지 않도록 소비자에게 상식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명확한 근거와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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