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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이 못 먹는' 채식상품 누구를 위한 마케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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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이 못 먹는' 채식상품 누구를 위한 마케팅인가
  • 정유나 소비자 기자
  • 승인 2023.03.05 05: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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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이 되어버린 비건, 목적을 찾아라

[소비라이프/정유나 소비자 기자] 비건 화장품, 비건 음식, 비건 의류까지 시장에서 다양한 비건 상품들을 마주하고 있다. 비건 상품이 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올해 초 대학 내일 연구소가 MZ세대 9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3명 중 1명인 27.4%가 간헐적 단식을 통해 채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육류의 섭취가 금기시되는 엄격한 식습관으로 인하여 도전적인 의식으로 받아들여진 과거의 비건과 달리 ‘쉽게 접할 수 있는’ 체험적인 의식으로 변화하였기에 나타날 수 있는 수치이다. 이러한 현상에 맞춰 비건 시장이 유통가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함에 따라 주로 중소기업 위주의 상품들이 대기업 중심으로 옮겨지며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비건을 접목하는 브랜드들이 증가할수록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닌 기업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문제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육과 비건 인증 원재료를 사용한 식품의 부재료에 우유나 달걀 등이 함유된 경우나, 동물성 원료를 배제하여 피부에 순하고 효과적이라는 광고와 달리 화학 성분이 첨가된 경우 등 소비자는 시장 환경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비건 상품의 문제점은 아래와 같다.

  첫 번째, 공인 비건 인증 제도 부재의 문제

식약처에서는 '비건, 식물성 등의 표기는 별도의 인증 없이 할 수 있다. 다만 표시 광고를 했을 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통하여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까닭에 어떤 제품은 인증받아 표기하고, 어떤 제품은 인증 없이 비건이라고 광고할 수 있는 상황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비건 상품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이지만 소비자가 기업의 정보를 신뢰할 수 없다면 지속될 수 없다.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우리나라만의 공인 인증 제도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두 번째, 혼재된 용어 사용의 문제

채식, 식물성, 대체육, 플랜트 등 의미가 비슷해 보이는 단어를 사용한 상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소비자로 하여금 어디까지가 비건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든다. 공인된 인증 제도의 마련과 더불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단어를 지정함으로써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기업의 이해도 부족과 소비자의 맹목적인 지지 문제

단순히 트렌드에 편승하기 위한 과장된 비건 마케팅과 부정확한 표기가 남발하고 있다. 특히 인플루언서나 SNS에 쉽게 영향을 받는 MZ세대들에게 비건은 트렌드로 여겨지며 긍정적인 인식만을 심어주고 이는 맹목적인 지지로 이어지게 된다.

  이와 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 기업은 문화에 대한 흐름을 이해하여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생산하여야 한다. 또한 소비자는 비건이 마냥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내려놓으며 기업의 활동을 주시함으로써 건강한 비건 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채소/출처: 픽사베이
건강한 채소/출처: 픽사베이
비건/출처: 픽사베이
비건/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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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현 2023-03-12 17:14:11
저도 주의하면서 구매를 하는 소비자가 되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