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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돈 있어도 살 수 없는 ‘그것’... 샤넬부터 포켓몬까지 ‘리셀테크’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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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돈 있어도 살 수 없는 ‘그것’... 샤넬부터 포켓몬까지 ‘리셀테크’ 전성시대
  • 이동윤 객원기자
  • 승인 2022.05.0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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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투자 열풍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재테크 방식이 주목받는 가운데 ‘리셀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리셀테크는 되파는 것을 의미하는 ‘Resell’과 ‘tech’가 합쳐진 단어로 한정판 제품 등 인기 있는 상품을 구입한 뒤 가격을 높여 되파는 재테크 방법을 의미한다. 한정판 스니커즈나 명품 가방, 시계는 물론 레고, 장난감, 최근에는 SPC 삼립에서 16년 만에 재출시한 ‘포켓몬 빵’ 역시 리셀테크의 대상이 됐다.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것을 사라

돈만 있으면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사람들은 희소성을 사고 팔기 시작했다. 돈만 있으면 언제든 살 수 있는 것이 아닌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그것’이 리셀테크의 대상이다.

리셀테크를 주도하는 세대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 리셀테크는 다른 재태크와 다르게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리스크가 거의 없다는 것도 리셀테크의 특징이다. 투자를 하면 미래에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변수가 있지만 리셀테크는 한정판 추첨에 당첨되면 대부분 초기 구입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다. 이것 만으로 MZ세대는 충분히 매력을 느낀다. 리셀테크의 수요자 역시 MZ세대다.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나의 만족을 중시하는 그들은 특별한 희소성, 한정판에 목마르다.

빵으로 리셀테크를 한다고?
먼저 빵 얘기다. ‘포켓몬 빵’은 1998년 출시된 바 있다. 당시에도 전국적인 인기와 함께 ‘띠부띠부씰 (떼어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 수집 열풍이 일었다. 지난 2월 바로 이 포켓몬 빵이 16년 만에 재출시되면서 전국적인 품귀 대란이 일어났다.

포켓몬 빵의 인기를 두고 업계에서는 여러 분석이 나왔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일명 M세대에게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현재는 성인이 되어 경제력을 갖춘 이들이 ‘포켓몬 빵’을 대량으로 구매하게 되면서 인기를 다시 얻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띠부씰을 수집하기 위해 빵을 구매하는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아직 포켓몬 애니메이션이 연재되고 있어 청소년은 물론 유아동에게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최근 리셀테크 열풍까지 더해져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희귀 포켓몬의 띠부띠부씰은 수만 원 선까지 거래가 되며 이슈가 됐다. 국내 대표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마켓에서 포켓몬 빵을 검색하면 개당 정상가 1500원의 빵이 최소 5000원에서 2만 5000원까지 거래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포켓몬 빵이 리셀테크의 종목이 되면서 띠부띠부씰 시세표가 나올 정도다. 인기 캐릭터인 피카츄는 1만원 내외, 수량 자체가 적은 희귀 캐릭터 ‘뮤’와 ‘뮤츠’는 5만원 수준에 시세가 형성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리셀족들은 대형마트나 슈퍼 오픈 시간에 맞춰 일명 ‘오픈런’을 한다. 동네 상점을 순회하며 빵을 찾아 나선 사람들도 있다. 편의점 매장별 입고 시간에 맞춰 방문하거나 편의점 앱을 이용해 재고를 파악하는 사람도 생겼다. 

리셀테크에도 원조가 있다 ‘샤테크’
이젠 리셀테크의 원조 얘기를 해보자. 리셀테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샤테크(샤넬+재테크)’ 라고 할 수 있다. 샤넬은 지난해 4회에 걸쳐 주요 인기 품목을 중심으로 꾸준히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꺾이기 마련이지만, 샤넬은 예외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을 꺼릴 때에도 매장 앞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오픈런(백화점 개점과 동시에 들어가서 구매하는 것)’으로 샤넬을 구매하고자 하는 인파가 몰린 것이다. 

명품의 경우 해마다 가격이 오르면서 주요 리셀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달 기준으로 샤넬 클래식 플랩백 시리즈는 모두 1000만원을 넘었다. 가장 작은 사이즈가 1105만원, 미디움사이즈가 1180만원, 가장 큰 사이즈의 가격은 1271만원이다.

샤넬이 가격을 인상할 때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샤넬은 오늘이 제일 싼 법”이라는 말이 돌 정도다. 한 켠에서는 “주식보다 안정적인 투자, 샤테크”라는 말도 돈다. 하지만 샤테크를 계획했다면 이 점을 알아두자. 리셀 대상 품목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값어치를 유지하는 항목들로 샤넬 전 제품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샤테크가 가능한 품목은 시간이 흘러도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클래식 라인이다. 

스타벅스도 리셀테크 대상이라고?
스타벅스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매년 여름과 겨울에 시즌제 한정 프리퀀시 고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리퀀시는 스타벅스 음료 구매 시 적립해주는 일종의 스티커다. 행사기간 동안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한 17잔의 음료를 구매한 고객은 프리퀀시를 사은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지난해 여름 프리퀀시 이벤트가 시작되는 첫 날 한 손님이 음료 300잔을 주문한 뒤 이벤트 상품으로 출시된 다용도 가방 ‘서머 레디 백’ 17개와 음료 한 잔만 들고 떠나 화제가 됐다. 이 가방 역시 리셀테크의 주인공이 됐다. ‘한정판’에 대한 갈망이 만들어 낸 결과다. 

스타벅스 프리퀀시는 지난해 연말도 어김없이 굿즈 대란을 겪었다. 굿즈 중 첫 선을 보인 패딩 담요 ‘컴포터’ 중 블랙 컴포터의 경우 웃돈을 얹어 5만원대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제 스타벅스 프리퀀시 기간은 리셀테크 기간으로 통한다.

구매 전 이것만 기억하자
리셀 시장의 국내 규모는 2020년 약 5000억원에서 지난해 약 1조원으로 1년새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리셀 시장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리셀테크에 입문하는 소비자 역시 늘고 있다. 리셀테크는 개인 간 거래가 주를 이루는 만큼 먼저 판매자가 제품의 정보를 충분히 숙지해야만 손해를 줄이고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해외 직구 상품을 되팔 경우에는 밀수나 관세포탈로 적발될 수도 있으니 매매 시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리셀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 폐쇄된 거래일수록 가품이나 훼손된 제품을 구매할 위험이 높으므로 제품의 디테일한 특징과 판매자 정보를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동윤 객원기자 shygi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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