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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아끼려 직접 왔는데... 포장비 2000원이 웬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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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아끼려 직접 왔는데... 포장비 2000원이 웬 말?
  • 성현우 소비자기자
  • 승인 2021.10.20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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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포장비 따로 받는 건 공감 어려워”
플랫폼으로 인한 자영업자 부담 증가가 원인

[소비라이프/성현우 소비자기자] 최근 배달 수수료를 아끼고자 포장 주문하는 손님이 늘면서 포장 시 발생하는 포장비를 두고 소비자와 영업자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음식점에선 최대 2000원까지 포장비를 받는다.   

평소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 대학생 A(24)씨는 배달비를 내는 게 아까워 포장 주문을 하러 직접 음식점을 방문했다가 되레 포장비 1000원을 지불하고 왔다. A씨는 “포장비는 음식 가격에 이미 포함된 것인데 왜 따로 내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렴하게 구매하려고 직접 매장에 방문한 건데 기분만 상해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B(31)씨도 포장비에 의문을 품는다. “음식점에서 언제부터 포장비를 따로 받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다. 메뉴판에 포장비를 따로 받겠다는 문구가 적힌 것도 아닌데 결제할 때 갑자기 포장비를 받는다고 하면 당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포장비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주제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포장비 관련 글에서 한 작성자는 “오늘 포장 손님이 오셨는데 포장비 받는다고 난리 치셨다. 포장비용이 600원이라서 500원씩 받고 있다”고 적었다.

이 글이 작성되자 포장비를 두고 댓글 공방이 벌어졌다. “홀에서 먹으면 물, 밑반찬, 리필 시중에 테이블 정리와 설거지까지 생각하면 포장 손님이 좋지 않나. 일부러 찾아오시는데 안 받는 게 맞다고 본다. 그 정도 메리트는 제공해야 한다”는 등 포장비를 받지 않는다는 업주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하지만 “당연하지 않다. 엄연히 정해진 비용인데 뭐가 문제냐. 그게 싫으면 이용 안 하면 된다. 단가가 높으면 할인해도 남으니 안 받지만, 단가가 낮은 곳은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허경옥 성신여대 교수(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는 “자영업자가 손님에게 포장비를 요구할 수는 있지만 포장비용이 얼마인지, 상품과는 별도로 부과되는 것인지 등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포장비 등장 배경을 두고 “그만큼 현장 경영에서 마진율이 점점 떨어진다는 이야기”라며 “마진이 왜 줄었을까를 생각해보면 플랫폼이 소비자와 업주들 사이에 끼게 되면서 생태계 분란의 소지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이 급성장하고, 갈등 요소들이 생기면서 자영업자들이 일방적으로 부담이나 책임을 떠안는 구조가 되다 보니 ‘자영업자 대 소비자’, ‘자영업자 대 라이더’ 이런 갈등이 생겨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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