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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가정에서 발생한 폐의약품, 어떻게 버리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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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가정에서 발생한 폐의약품, 어떻게 버리시나요?
  • 우종인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7.26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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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약 처리 방법, 기존 종량제 봉투에 버린다 응답이 60%
토양, 하천 유입시 생태계 교란, 슈퍼박테리아 발생 가능성
출처 : unsplash
가정에서 폐의약품이 발생했을 때 일반 생활 쓰레기와 동일하게 매립, 소각되거나 싱크대, 화장실을 통해 도시하수로에 배출된다. 이 같이 배출될 경우 항생제 내성을 지닌 슈퍼박테리아를 발생시키거나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 사진=unsplash

[소비라이프/우종인 소비자기자] 의료이용이 증가하면서 의약품 처방과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가정에서 방치되거나 버려지는 의약품인 불용의약품도 증가하고 있다. 불용의약품은 폐기물 발생의 측면에서 폐의약품이라고 하며, 발생 장소는 가정, 약국 등으로 구분된다.

가정에서 폐의약품이 발생했을 때 일반 생활 쓰레기와 동일하게 매립, 소각되거나 싱크대, 화장실을 통해 도시하수로에 배출된다. 이와 같이 배출될 경우 토양 및 수생태계가 의약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가정 발생 폐의약품은 심각한 위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특별한 관리 및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남은 약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 20~50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의약품 구매 빈도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55%가 월 1회 정도 의약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했다. 더불어 의약품 구매 시 2~3일분을 구입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의약품 구매 후 남은 약을 처리하는 경우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설문에는 종량제 봉투에 버린다가 60%, 약국에 가져간다가 25%를 차지했으며 집에 계속적으로 보관이 10%, 기타가 5%를 기록했다. 설문조사 결과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경우가 절반을 넘었다.

자료=우종인 소비자기자
자료=우종인 소비자기자

환경부는 가정 내 폐의약품의 잘못된 처리로 인한 환경적 위해성과 안정성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2008년에 “가정 내 폐의약품 회수, 처리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이후 본 사업을 2010년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주관하에 전국으로 확대했다. 환경부는 폐의약품 수거함을 약국에 비치하고 약국에서는 이를 보건소에 보내 소각하도록 했다.

이처럼 폐의약품 수거 사업이 진행된 지 오래지만, 아직도 폐의약품을 약국에서 수거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알아도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폐의약품을 약국에서 수거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65%는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폐의약품 수거함을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자료=우종인 소비자기자
자료=우종인 소비자기자

폐의약품을 약국에서 수거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폐의약품을 약국에 처리한 경우는 절반에 못 미쳤다. 이는 폐의약품 수거함이 있는 약국을 찾기 힘들어서가 가장 큰 이유였다. 한국소비자원이 서울, 경기 지역 약국 120곳, 보건소 12곳을 대상으로 폐의약품 수거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상 약국의 14.2%, 보건소 33.3%에만 수거함이 비치돼 있었다. 

폐의약품의 분리배출제도를 먼저 시행한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시행되고 있을까? 벨기에는 가정 내 폐의약품을 약국에서 수집하고, 의약도매상이 수집된 의약품을 폐기물업체에 배송해 폐기물업체가 소각하고 있다. 약국을 매개로 한 폐의약품 회수, 처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는 폐의약품 회수프로그램인 ‘Cyclamed’를 199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각 가정은 폐의약품을 약국으로 반환하며 약사는 이를 선별하여 회수한다. 프랑스 약국에서는 의약품의 포장을 벗기지 않고 조제하는데 반환, 회수 시에도 포장지를 제거하지 않는다. 이는 다른 나라의 회수 방법과 차이점이다. 수집된 폐의약품은 소각되기 전까지 도매업소에 보관되었다가 소각장으로 운반돼 폐의약품 처리 관련 법령에 따라 소각처리 된다.

미국은 각 주별로 다양한 회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약국에 가져다주는 프로그램, 폐기물 처리 장소에 갖다주는 프로그램, 특정한 하루 수거하는 날을 지정해 진행하는 등 방식이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가정에서 먹고 남은 폐의약품은 잘못 버리면 약물 오남용, 환경 오염 등의 위험이 있다. 이에 올바른 수거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수거와 관련한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곳이 많다. 이에 관련 업계 전문가는 폐의약품이 토양이나 하천에 유입되면 항생제 내성을 지닌 슈퍼박테리아를 발생시키거나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모든 지자체의 폐의약품 관련 조례제정이 시급하고 제도가 올바르게 정착돼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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