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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자동화 기계 무서워요 '키오스크 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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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자동화 기계 무서워요 '키오스크 포비아'
  • 권하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2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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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포비아, 연령대 상관없이 모두가 느껴
접근성 떨어지고 비효율적… 개선 필요해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소비라이프/권하진 소비자기자]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음식점과 병원, 은행 등에서의 무인·자동화 기계 ‘키오스크(Kiosk)’ 활용이 급증했다. 이에 키오스크 활용에 어려움을 겪으며 두려움을 느끼는 ‘키오스크 포비아’ 신조어가 생겨났다. 노년층뿐만 아니라 청년층도 키오스크 포비아에 공감하며 계속해서 사회문제로 논의되고 있다.

무인 기계 키오스크는 직원을 고용하는 대신 활용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금전적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도 있고 매출 등의 데이터를 자료화하기 편하다는 점도 키오스크의 이점이다. 또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인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시장이 지난해 약 220억 원으로 추정된다. 2019년은 약 150억 원, 2018년 약 100억 원으로 키오스크 시장 규모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이러한 키오스크 산업의 발전을 모두가 반가워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SNS에서는 자신의 어머니가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 이용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주문하지 못하고 돌아왔다는 글이 화제가 됐다. 작성자는 “엄마가 햄버거 먹고 싶어서 주문하려는데 키오스크를 잘 못 다뤄서 20분 동안 헤매다가 그냥 집에 돌아왔다고 화가 나서 전화하셨다”며 “말하다가 엄마는 이제 끝났다고 하며 울었다”고 전했다. SNS 이용자들은 게시글에 격하게 공감하며 자신과 가족들의 키오스크 경험담을 공유했다.

해당 게시글을 계기로 노년층 등의 디지털 소외계층뿐만 아니라 학생이나 청년층까지도 키오스크 포비아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대학생 A 씨는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본인도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 식은땀이 나며 어려움을 겪는다”며 “한 번은 잘못 터치해서 첫 화면으로 돌아갔는데, 자신 때문에 줄이 길어져서 미안한 마음에 다시 줄을 서고 주문한 적도 있다”고 당시의 아찔한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키오스크 사용 매장이나 공공기관, 은행 등을 방문하면 일부 고객들이 무인 기계가 아니라 직원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방법이 매장마다 모두 다르고, 결제 방법이나 순서도 달라 스마트폰처럼 기기에 익숙해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휠체어 이용자나 아동이 사용하기에는 눈높이가 맞지 않거나 팔이 닿지 않아 터치가 불가능하며, 화면의 글씨가 작아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키오스크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

키오스크 포비아에 대한 이슈가 계속되자 각 지자체와 복지기관에서는 어르신들에게 키오스크 교육을 제공하는 등 고령층이 디지털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대책을 내세우고 있다. 일부 병원이나 은행, 관공서 등에서는 키오스크 이용을 도와주는 도우미를 배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키오스크의 본래 목적인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화면 디자인, 결제 방식 등을 표준화하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내세우기도 한다. 접근성을 위해 키오스크 개발과 도입에서도 많은 연구와 사람에 대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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