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디지털 불평등’ 어디까지 왔나? 이제는 ‘소외’ 계층에 관심 가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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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디지털 불평등’ 어디까지 왔나? 이제는 ‘소외’ 계층에 관심 가질 때
  • 김민주 인턴기자
  • 승인 2021.02.08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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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취약계층, 일반인의 70%도 못 미치는 정보화 수준
디지털 불평등의 키워드로 노인, 키오스크 등이 대표적
20대 남녀 대학생 57명 대상 ‘디지털 불평등에 관한 인식 수준’ 설문조사 결과
20대 남녀 대학생 57명 대상 ‘디지털 불평등에 관한 인식 수준’ 설문조사 결과 / 조사 및 제작 : 김민주 인턴기자

[소비라이프/김민주 인턴기자] 자동화·기계화가 당연해진 사회에서 자란 젊은 세대는 ‘디지털 불평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디지털의 발달이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 불평등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하여 정보를 얻는 일이 늘어나면서 계층 사이에 디지털 정보를 얻는 정도가 불평등한 현상’을 의미한다. 정보통신의 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인터넷 접근 기회가 충분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생활 방식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조사한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노령층, 저소득층, 농어민이 포함된 정보 취약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검사한 결과 일반인의 70%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보였다. 100점을 기준으로 2017년 65.1점, 2018년 68.8점, 2019년 69.9점을 기록하며 소폭 상승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정보 소외계층의 정보화 해석 능력이 향상됐다는 유의미한 결과로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출처 : 한국정보화진흥원(NIA) / 제작 : 김민주 인턴기자
출처 :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2019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 보고서 / 제작 : 김민주 인턴기자

정보 취약계층 중 디지털 불평등 수준이 가장 높은 계층은 노령층으로, 장애인이 75.2점, 저소득층이 87.8점, 농어민이 70.6점인 것에 비해 현저히 낮은 64.3점을 보이며 낮은 정보화 수준을 드러냈다. 또한, 이들은 최근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키오스크’ 접근성 부문에서도 59.8점이라는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키오스크가 비치된 장소 중 ‘음식점과 카페·패스트푸드 가게’에서 가장 크게 불편함을 느낀다고 밝혀졌다. NIA에서 키오스크 설치장소별 정보 접근성 수준을 조사한 결과, ‘디저트점, 아이스크림점, 패스트푸드점, 푸드코트 등의 음식점’이 50.5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그 뒤를 이어 ‘대학본관·주요건물’이 51.1점, ‘주유소, 충전소, 세차장, 주차장’이 52.7점을 보였다. ‘은행·환전’과 ‘관공서 민원·증명서 발급’은 각각 74.8점과 70.0점으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이처럼 디지털 불평등이 나날이 심각해져 가는 상황 속에서, 디지털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져 있는 20대의 젊은 세대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직접 조사했다. 20대 남녀 대학생 총 57명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2.3%(7명)가 디지털 불평등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68.4%(39명)는 ‘조금 알고 있다’, 19.3%(11명)는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디지털 불평등이라는 개념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으나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또한, 잘 아는 사람보다 잘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현재 젊은 세대가 디지털 상황에서 불평등을 느껴보지 못했기에 큰 관심과 위기의식을 표하지 않은 결과라 볼 수 있다.

‘디지털 불평등’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를 적어달라는 질문에서는 ▲노인과 젊은 층의 정보력 차이 ▲노인과 키오스크 ▲교육 기회 감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빈부격차 ▲스마트폰/IT 등이 기록됐다. 노인, 키오스크, 계층 간 격차, 스마트폰 등이 중복 답안으로 제출된 것을 보아 젊은 세대는 일반적으로 디지털 불평등의 대상을 ‘노인’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주로 키오스크나 스마트폰 활용에 있어 격차가 발생한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앞서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제시한 ‘노령층의 가장 낮은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고려했을 때, 젊은 세대가 현 상황을 비교적 적절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심지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빈부격차’ 등의 키워드를 본다면 이들은 디지털 기계와 속도로부터 노인이 소외되는 ‘원인’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옳고 그름이나 객관적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해서 사회적 문제가 긍정적으로 해결되기란 쉽지 않다. 문제가 무엇이고, 어떤 이유에서 발생하는지 알지만 정작 상황을 개선할 힘이 있는 젊은 세대가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셈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비대면과 온라인 환경의 발달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현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디지털 소외계층들은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다. 갈수록 더 빠르고 더 편리한 생활만을 추구하기 이전에, 오히려 그로 인해 더 불편해질 이들에 관심을 두고 ‘공존’할 수 있는 변화를 촉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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