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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 “세금에 대한 권리는 국민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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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 “세금에 대한 권리는 국민에게 있다”
  • 이소라 기자
  • 승인 2021.03.12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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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1주년 맞은 한국납세자연맹 ‘납세자 권리 바로 세우기 필요'
김선택 회장 “현대 민주주의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세금"
제공 : 한국납세자연맹
제공 : 한국납세자연맹

[소비라이프/이소라 기자] 소비자 운동의 중심에 선 단체 대표와 운동가를 만나는 인터뷰, 이달에는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창립 21년째를 맞이한 한국납세자연맹은 국내 유일의 세금 전문 시민단체다. 2001년 1월 27일 출범해 20년이 넘도록 정부가 세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감시하고, 잘못된 세정과 관행을 바꾸는 활동을 해왔다.

김선택 회장은 연맹을 이끌며 ‘납세자 권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납세자 권리란 세금을 국가권력자 입장이 아닌 납세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 예산의 투명한 공개, 예산지출에 대한 영수증 첨부, 예산지출에 대한 감사와 예산 오남용에 대한 처벌, 미래의 세금인 국가부채에 대한 견제, 공정한 세금, 납세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세무행정, 세금이 이해 가능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일반 국민이 혼자선 해결할 수 없는 세금 관련 문제를 응대했다. 과오납된 세금이나 소득세 환급 등이 대표적인 세금 문제다. 또 ‘상시 치료를 요하는 중증 환자’의 경우 장애인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조항이 있는지도 모른다. 당연한 납세자의 권리인데도 국민 대부분이 몰라서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국가에서 국민은 국가 공동 경비인 세금을 자발적으로 내고 있고 당연히 그에 대한 권리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2020년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말해달라는 물음에 몇 가지를 추슬러 설명했다. 그는 ‘학교용지부담금 특별법’ 제정을 통해 학교용지부담금을 환급받은 일에 대해 언급했다.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우 해당 지역에 짓는 학교용지 확보를 위해 아파트 분양가격의 0.7%를 부담금으로 부과해야 했다. 이에 대해 한국납세자연맹을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학교용지부담금 제도는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최초 분양자’에게 부과해오다가 관련 법 개정으로 ‘2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개발사업자’에게 부과토록 해 부과대상이 ‘분양받은 사람’에서 ‘건설업체’로 변경됐다.

이 같은 학교용지부담금 제도에 대해 한국납세자연맹도 “학교용지확보 재원은 아파트 계약자만이 부담하는 학교용지부담금이 아닌 국민 전체가 부담하는 국세 및 지방세로 조달돼야 한다”면서 관련 법 폐지를 요구해 왔다. 또 연말정산 때 세법이 복잡하거나 사생활보호를 위해 소득공제를 놓친 사람의 근로소득세 환급을 도와주는 환급도우미서비스를 통해 지난 20년간 약 4만 명에게 400억 원을 환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이 공개되면 불이익이나 불편을 초래해 직장에는 알리지 않고 나중에 경정청구로 환급받은 사례 10가지를 발표했다. 이혼 후 자녀를 홀로 키우거나 미혼모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 부양가족공제나 자녀세액공제, 한부모공제 등을 누락한 예이다. 또 본인이 외국인과 재혼했거나 부모님이 재혼해 새 부모가 생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사례도 있다. 이 밖에도 월세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회상에 알리고 싶지 않거나 임대인과의 마찰이나 월세 상승을 걱정해 신청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

김 회장은 최근 납세와 관련한 깊이 있는 소재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스웨덴은 높은 세금 부담에도 왜 국민들이 세금을 잘 내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라며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지식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세금의 신뢰를 높이는 요인인 투명성, 특권폐지 등 구체적인 지식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향후 한국납세자연맹의 활동 계획에 대한 질의에 김 회장은 “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 21년간 정부의 지원 없이 독립적으로 재정을 운영했다. 그 덕에 철저히 정지중립성을 지키며 활동했다”라며 “물론 세금은 정치적인 주제이기 때문에 우리의 의도와 달리 정당의 유불리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한국납세자연맹 하면 ‘전문적으로 활동하고 정치 중립적으로 활동하는 신뢰할 수 있는 시민단체’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바람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정독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작년부터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세무조사동영상과 조세판례동영상’을 제작해 경리실무자들과 세무대리인을 대상하는 판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55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소비자에게 전하고픈 말을 묻자 김 회장은 “현대 민주주의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세금이다. 따라서 세금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한데도 학교에서 납세의무만 가르치지 소득세의 계산방법 등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다. 민주시민으로서 최소한 소득세 계산방식과 누진세 등 기본원리에 대해서 공부해야 한다”라며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국민이 권리 의식을 갖고 흔쾌히 세금을 낼 수 있는 신뢰 높은 정부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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