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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통화에 지친 사람들, '줌 피로증'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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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통화에 지친 사람들, '줌 피로증' 등장했다
  • 이현정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0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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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화면으로만 정보 습득에 피로감 느껴
화면에 보이는 낯선 사람들의 모습 불편... '줌 피로증'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소비라이프/이현정 소비자기자]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직접적인 만남이 화면을 통한 소통으로 바뀌었다. 온종일 화면을 쳐다보고 생활을 하는 날이 길어지면서, ‘줌 피로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줌 피로증’은 오프라인 대화에서 오고 가는 비언어적 정보를 온라인 화면으로만 습득하면서 정신적 과부하에 걸리는 현상을 말한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비대면 강의 등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늘어나 새로 등장한 개념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가상인간상호작용연구소의 제레미 베일런슨 교수는 ‘줌 피로증’ 문제를 다룬 논문을 학술지에 정식적으로 게재했는데, 그는 ‘줌 피로증’의 원인을 엘리베이터에 여러 사람이 탑승한 상황을 빗대어 설명했다. 사람들은 엘리베이터와 같은 좁은 공간에 모르는 이들끼리 모여 있으면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줌 피로증’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베일런슨 교수는 밝혔다. 화면에 크게 나타나는 낯선 사람들의 얼굴이 이용자에게 가깝게 다가오기 때문에 거북함을 느낀다는 이유다. 상대방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해 눈을 바라보는 행동은 보통 친밀한 사이에서만 용인되어 왔는데, 화상 통화와 같은 온라인 만남으로 인해 모르는 사람과도 이러한 의사소통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20~30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커뮤니티에는 ‘줌 피로증’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의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화상 강의로 바뀌고 난 후 강의에 집중을 못 하고, 화면에 비치는 내 얼굴만 신경 쓰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얼굴이 화면에 크게 나타나다 보니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다”, “내 얼굴도 다른 사람들에겐 크게 보일 생각을 하니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당하는 기분이다” 등의 반응들이 압도적이었다.

이렇듯 ‘줌 피로증’을 겪는 이용자들을 위해, 전문가들은 화면에 보이는 타인의 모습을 작게 축소해 ‘줌 피로증’을 완화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 말하는 사람의 얼굴만 보이도록 1인 대화 보기를 방법으로 내놓았다. 화상통화를 필요한 통화에만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카메라를 통화 내내 켜고 있기보단, 필요할 때만 킬 수 있도록 선택사항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를 통해 통화의 집중도는 높이고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만남의 형태가 등장했고, 근무할 때나 강의를 들을 땐 화상통화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처음엔 편리함을 느꼈던 게 사실이지만, 1년이 흐르니 지친다는 목소리가 크다. ‘줌 피로증’ 완화를 위해, 화상통화 사이에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거나 음료를 마시는 등 휴식기를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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