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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배당제한 권고에도 기준 넘긴 신한금융…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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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배당제한 권고에도 기준 넘긴 신한금융… 이유는?
  • 양현희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04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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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하나금융⠂씨티은행, 나란히 배당 성향 20%로 축소
신한금융은 배당 성향 22.7%... 주주 외면하기 어려웠나

[소비라이프/양현희 소비자기자] 올 1월 금융당국이 고배당주로 유명한 시중은행에 내린 배당 자제 권고를 두고 우리은행을 제외한 주요 은행들이 차례로 배당성향을 확정하고 있다. 대부분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권고를 수용한 반면, 신한은행은 권고 기준 20%를 넘겨 금융권 전문가와 주주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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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월 28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정례회의에서 올 상반기까지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하도록 권고했다. 6월 말 이후에는 금융지주들이 자율적으로 배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본관리를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이러한 방안은 금융감독원의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됐다. U자형(장기회복) 시나리오에서는 모든 은행이 테스트 조건에 부합했지만, L자형(장기침체) 시나리오에서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은행도 여럿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배당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에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한국씨티은행 등은 차례로 금위회의 지침을 따랐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3조 4,552억 원 순이익의 20%인 6,897억 원을 배당총액으로 결정했다. 이는 작년보다 6% 낮은 배당 성향인 셈이다. 낮아진 배당금을 고려하여 이환주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CFO)은 “자사주매입 등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2일 한국씨티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2020년도 배당성향을 20%, 배당금 총액은 464억 6,844만 원으로 결의했다. 하나금융지주도 배당 성향을 20%로 낮췄다. 이후승 하나금융 CFO 전무는 “중간 배당, 기말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증대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는 앞선 은행들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신한금융은 2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 배당 성향을 22.7%로 확정해 금융당국의 ‘20% 내 배당’ 권고를 조금 넘겼다. 타 은행과 달리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에는 두 가지로 해석된다. 첫 번째는 신한금융이 장기 경제 불황을 가정한 ‘L자형' 스트레스 테스트를 유일하게 통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금융위는 테스트를 통과한 은행에만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두 번째는 주주의 요구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 지침을 거스르기 어려운 상황에서 59%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등 주주들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당국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주주들에게 성의를 보이는 절묘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의 다소 높은 배당 성향 결정 소식에 일부 타 금융지주 투자자들은 부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KB금융’ 네이버 종목 토론실에서는 “신한은 용기 있게 금융당국 권고 무시하고 22.7% 주주 배당 결정했는데 KB금융은 왜 20%냐", “신한금융지주 투자자들이 부럽게 느껴진다" 등 상대적으로 낮아진 배당 성향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직 우리금융지주만 배당계획을 결정하지 못했다. 다수 은행처럼 20% 권고 기준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신한금융지주의 행보를 따라갈 것인지 우리금융지주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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