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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으로 자취 감추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어떤 변화가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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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으로 자취 감추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어떤 변화가 생길까?
  • 송채원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17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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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논란 및 조작 의혹에 떠밀려 폐지되는 실시간 검색어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커진 대표적인 예
출처 : 네이버
출처 : 네이버

[소비라이프/송채원 소비자기자] 2005년 5월 처음 등장한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가 2021년 2월 25일을 마지막으로 전격 폐지된다. 그동안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는 여론 조작, 방송가의 홍보 및 마케팅 논란 등으로 신뢰성을 의심받았다. 네이버는 여러 번의 플랫폼 변화를 통해 다시금 도약을 준비했지만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 역기능에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는 일정 시간 동안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되는 검색어들의 추이를 분석해 입력 횟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검색어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네이버가 국내 최대의 포털 사이트로 기반을 다져가는 동안 실시간 검색어 순위 또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의존하게 됐고 방송가와 기업의 마케팅 또한 ‘실검’ 순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특정 드라마나 예능이 첫 방송을 앞두고 있을 때마다 관련 기사들이 생산되고 이로 인해 급상승한 검색어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경우가 실시간 검색어 마케팅의 대표적인 예시다. 사람들의 필요와 궁금증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할 포털이 오로지 마케팅의 수단으로만 이용된 것이다.

정치적 사안이 인위적 조작을 통해 검색어에 등장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중대한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연예인의 열애설이나 마약 기사로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흐트러뜨리며 주요 정치 사안을 뒤로 밀어낸 일종의 물타기 방식을 사용한다는 지적도 여러 번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들 또한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하게 된 주된 이유가 정쟁이라고 말한다. 정치적 이슈가 충돌할 때마다 검색어 서비스의 역기능이 가장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16년간 네이버를 대표해 온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폐지된다고 해서 급작스럽게 세상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실시간 검색어와 함께 성장해 온 2000년대 사람들은 다소 어색하고 불편한 포털을 마주하게 되겠지만 더 이상 검색어 순위에 대한 신뢰성 논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사와 방송가의 패턴은 변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검색어 순위에만 의존해 마케팅 전략을 펼치던 기업과 방송가들은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만 한다. 포털을 열자마자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확인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스럽게 검색어를 노출시키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검색어를 통해 콘텐츠의 가치를 매기고 포털이 매긴 순위를 맹신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스스로 가치를 따져 순위를 정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그동안 취재가 아닌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기반해 찍어내기식 기사를 작성해오던 언론사들 또한 각성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실시간 검색어의 역기능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검색어 순위는 사회의 모든 이슈를 함축해 놓은 요약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밀레니엄 세대의 얼굴이었던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무작정 없애버리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 맞는지에 대해 재고해 봐야 한다. 모든 사안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기 마련이듯 특정 서비스 폐지가 아닌 역기능 극복을 위한 노력이 강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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