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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초장기 모기지 도입, 청년들 내 집 마련의 꿈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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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초장기 모기지 도입, 청년들 내 집 마련의 꿈 이룰 수 있을까?
  • 김도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16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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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초장기 모기지 상품 통해 2030 세대의 주택 마련 부담 경감하는 계획 밝혀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실효성을 두고 한편에선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돼

[소비라이프/김도완 소비자기자]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무주택 청년층의 주택 마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40년 만기의 초장기 모기지 상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소비자들은 개인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골라 내 집 마련의 계획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권 내에서는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해당 상품의 현실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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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금융소비자국은 14일 ‘2021년 중점 추진 과제’를 발표하면서 중점 과제 중 하나로 40년 초장기 모기지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만기 40년짜리 초장기 모기지는 정책 모기지에 우선 시범적으로 도입될 계획이다. 기존 정책 모기지 중 주택담보대출의 성격을 가지는 상품으로는 '보금자리론'이 존재한다. '보금자리론'은 적격 금융소비자에 한해 주택금융공사를 통해서는 최장 30년, 은행권에서는 최장 35년 동안 돈을 빌려주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금융위는 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를 통해 늦어도 올해 하반기 안에는 상품을 출시하여 청년과 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40년으로 만기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월 상환금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원리금을 나눠서 지불해야 하는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짧은 기간 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줄어드는 것이다. 물론 늘어난 기간 만큼 지불해야 하는 총 이자액은 불어난다. 기존 보금자리론 상품과 비교했을 때, 연 2.5% 금리로 3억 원을 빌린다고 가정하면 지불해야 하는 총이자가 37.9% 증가하는 대신 월 상환액은 16.5% 감소한다.

금융소비자들은 다양한 주택담보대출 상품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고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큰돈을 주기적으로 지출하는 것이 부담된다면, 40년 만기의 초장기 상품을 통해 매달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지불하면서 차근차근 갚아나갈 수 있다. 반대로 현재 수입이 안정적이라면 만기가 짧은 상품을 선택하여 총 이자 지출액을 줄일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과연 해당 상품이 현실성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자금 조달의 문제가 존재하는데, 주금공의 경우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채권시장에 판매하고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여 대출금을 지급한다. 기존 MBS 만기는 최장 30년물까지 존재하고, 40년물은 현재 발행되지 않고 있다. 결국 조달자금의 만기에 비해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만기가 길어지게 되는데, 주금공이나 상품을 판매한 은행 입장에서는 미처 대출금을 다 상환받기 전에 MBS 만기가 도달하여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자산 리스크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장기채권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에 무턱대고 초장기 모기지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기존의 정책 모기지 요건에 해당하는 소비자들에 한해서만 먼저 시범 도입을 하는 이유가 이러한 맥락에서 공급량을 조절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금 조달 문제와 더불어 소득을 벌어들이는 기간과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만기가 불일치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일반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봤을 때, 대체로 20대 후반의 나이에 취업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40년이 지났을 때 그 남성의 나이는 70살에 육박한다. 즉 40년짜리 모기지를 근로소득을 통해 갚아나가기 위해서는 70살 가까운 나이까지 일해야 하는데, 국내 상황을 돌아봤을 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퇴직에 앞서 저축을 하거나 금융자산의 이자소득과 같은 기타소득을 통해 매달 상환금을 부담하는 것은 애초에 무주택 소비자의 입장에서 무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고, 선택할 수 있는 상품 범위가 확대되어 다양한 상황의 고객들에게 맞춤형 상품이 제공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초장기 모기지 도입은 금융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분명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경우, 미래 상황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이 미리 원리금을 모두 상환하고 보다 좋은 조건의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상품군의 확대는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의 이번 초장기 모기지 도입을 통해 2030세대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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