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학 비대면 수업 1년, 쌓여만 가는 대학생들의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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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학 비대면 수업 1년, 쌓여만 가는 대학생들의 불만
  • 정채윤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1.11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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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과목 비대면 수업을 경험한 대학생 중 약 67%가 만족하지 못해
90% 이상의 대학생이 더 많은 금액의 등록금 반환 요구

[소비라이프/정채윤 소비자기자] 코로나19로 인한 대학 비대면 수업이 벌써 2년 차에 접어들었다.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비대면 수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생각은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대학의 실질적인 대책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엄청난 전염력 때문에 지난 2020학년도 1학기에는 최초로 대학교의 ‘개강’이 미뤄졌고 ‘개강’을 미뤘는데도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수업을 ‘비대면’으로 실시했다. 정부, 대학, 학생 등 모든 사람이 처음 겪는 상황이라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본지는 대학 비대면 수업에 대한 대학생의 솔직한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대학 재학생 중 비대면 수업 경험자를 대상으로 1월 6일부터 9일까지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 중 약 88.5%의 대학생이 2020학년도 1, 2학기 모두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약 9.8%의 응답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던 2020학년도 1학기에만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출처 : 소비라이프
출처 : 소비라이프

비대면 수업 만족도에 대한 질문은 수업 유형에 따라 2가지로 나눠 물었다. 이론 과목 비대면 수업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중 약 70.5%가 ‘보통’ 이상이라고 답했다.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13.1%,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27.9%,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9.5%다. 대부분의 대학생이 이론 과목에 대한 비대면 수업에는 대면 수업과 큰 차이를 못 느낀다고 답했다.

출처 : 소비라이프
출처 : 소비라이프

하지만 실습 과목 비대면 수업에서는 매우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 ‘실습 과목이 없다’고 답한 36.1%를 제외하면, 약 66.6%의 대학생이 ‘불만족’이라 답했다. 특히 ‘매우 불만족’이라고 말한 답변이 제일 많았다. 비대면 수업의 어떤 점이 불만족스러웠냐고 묻는 질문에는 압도적으로 ‘수업의 퀄리티’와 ‘교수와의 소통’이 각각 1위, 2위를 차지했다. 대면 수업 시에는 교수님과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하기에 소통 문제에 대한 대학생의 우려는 없었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된 이후 인터넷 연결, 다양한 소통 수단 등 여러 문제 때문에 교수-학생 간 소통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재 음악 대학에 재학 중인 김 모 씨는 “줌 같은 웨비나 플랫폼으로 교수님이 지도하신다. 실제로 듣는 것과 컴퓨터를 통해 듣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교수님이 피드백하실 때나 제가 교수님께 연주를 보여드릴 때 연결이 끊겨 수업이 지연될 때가 있어 불편하다”고 밝혔다. 동일 대학 어문학과에 다니는 정 모 씨는 “회화 전공 수업을 할 때 아무래도 직접 교수님과 회화를 할 수 없어 웨비나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는데 인터넷 연결 때문에 생기는 시간차나 음질 문제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LMS 서버’와 ‘성적 산출 방식’도 각각 3위, 4위를 차지했다. LMS란 학습자의 학습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학생은 LMS에서 강의 시청, 과제 제출 등 대부분의 학습 활동을 한다. 전반적인 학습을 책임지는 LMS에 대해서는 교수, 학생 모두 난감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 학생은 LMS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면 교수에게 연락을 취한다. 하지만 교수도 문제 해결 방안을 모르기에 학교에 연락을 취한다. 이런 불필요한 연락이 많아지면 정작 학생은 문제에 대한 답변을 늦게 받는다. 악순환만 이어지는 것이다.

‘성적 산출 방식’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 다니는 한 모 씨는 “타 대학들은 절대평가로 바뀌어 학점을 후하게 주는데 우리 대학교는 계속 상대평가를 유지한다”라며 “취업 시장에 나갔을 때 ‘학점’이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학교마다 다른 성적 산출 방식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출처 : 소비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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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을 포함한 한 학기의 등록금 책정 만족도에 대한 질문은 약 49.2%의 응답자가 ‘매우 불만족’, 약 37.7%의 응답자가 ‘불만족’이라 답했다. 대부분의 대학이 총학생회가 요구하는 등록금 반환 금액을 충족하지 못했다. 실제로 많은 대학이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했지만 여전히 학생의 요구에 못미치는 대안을 내놓았다. 여러 대학의 총학생회가 학교 본부와 지속적인 '소통 위원회'를 열며 의견을 통일하려 했지만, 대부분의 학교 본부는 자신의 입장만을 계속 고수했다. 등록금 일부를 학생에게 반환했지만, 그 금액이 인문 대학 등록금 기준 3-4% 정도로 총학생회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러한 대학 본부의 대처에 설문조사 응답자 중 약 90.7%가 ‘등록금 반환 금액을 더 늘려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C 대학교를 다니는 이 모 씨는 “이론 수업을 위주로 하는 학과는 현재 반환 금액에도 어느 정도 만족한다. 하지만 실습 위주 학과들은 더 많은 금액의 등록금 반환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대학생이 2020학년도 비대면 수업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대학생 3,000여 명이 등록금 환불 소송을 했으나, 당시 홍남기 부총리는 "등록금은 대학 자율의 문제며 정부가 나설 수 없다"고 답했다. 대학 측은 "온라인 수업에 따른 환불 조치 규칙은 없다"며 등록금 환불을 거절했다. 몇몇 대학은 등록금의 3~4%를 학생들에게 환불해줬지만 이는 재학생들의 요구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등록금 일부 환불 이후 대학 측의 추가적인 조치는 없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전까지 대학의 비대면 수업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서울 소재 모 대학교는 등록금을 1.2% 인상한다는 발표를 내놨다. 대학 측은 "코로나19로 재정이 악화됐고, 등록금이 2009년부터 인하, 혹은 동결돼 재정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상안을 발표했다. 한국장학재단이 올해 학자금 대출 금리를 1.7%로 낮췄지만 코로나19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해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자리도 못 구하며 인상되는 등록금에 떨고 있다.

이에 대해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는 "학자금 금리를 0%로 내려 모든 대학생에게 이자를 면제해주고, '대학생 이자 지원 제도' 예산을 대학생 수당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청년고용지원금 범위를 일시적으로 확대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학생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악조건 때문에 대학 교육의 질은 떨어지고, 대학생의 빚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학자금 대출 빚을 지고 있는 대학생은 현재 46만 명이며,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고 있는 연체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모든 문제를 '대학의 자율성'에 맡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학생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대학 본부도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비대면 수업 관련 보완과 학생 자치 문화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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