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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보험 소비자경보 발령, 달러보험 인기 사그라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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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보험 소비자경보 발령, 달러보험 인기 사그라드나?
  • 최명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0.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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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변동성 증가로 환테크에 대한 관심 커지며 인기 끌어
금융당국, 불완전판매 우려로 소비자경보 발령

[소비라이프/최명진 소비자기자] 코로나19, 무역갈등 등으로 인한 글로벌 정세 불확실성 증가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외화보험은 달러를 이용한 투자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5일 금융당국이 외화보험의 불완전판매를 우려하며 소비자경보(주의단계)를 발령해 외화보험 판매사에 대한 점검 및 제재가 강화될 예정이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외화보험이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해약환급금 등의 금전 수수가 미국 달러 등의 외화로 이루어지는 상품이다. 주로 달러화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뤄 '달러보험'이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됐으나 최근에는 중국 위안화를 기반으로 한 외화보험도 등장했다.

저금리를 넘어선 마이너스 금리 추세에 최근 미·중 무역 갈등, 유가 하락, 코로나19 등으로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더해져 안전 자산 수요 증가와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외화보험의 판매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7년 3,230억 원에서 2019년 9,690억 원으로 판매 금액이 급증했으며,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7,575억 원이 판매되며 인기를 입증한 것이다. 이러한 호황에 국내 대형 보험사들 역시 최근 달러보험을 잇따라 출시하며 상품의 접근성을 높여왔다.

외화보험의 장점으로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투자함으로써 위기 시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환차익에 대한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5년 이상 납입·10년 이상 유지 시 이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홍보 매체들에서 가장 강조되는 부분은 ‘환차익’으로, 보험금 수령이 외화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납입 시점보다 원화가 약세인 경우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외화보험이 장점만 가진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외화보험이 5년에서 10년 이상의 기간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환율 변동으로 손해를 본 경우 위약금을 감수하고 계약 해지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보험기간 중 환율이 오르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커지고, 보험금 수령 시점에 환율이 하락한다면 오히려 환차손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외화보험은 타 보험에 비해 관리 수수료 및 판매 수수료, 환전 수수료 등이 높기 때문에 실제 수익률은 예상과 다를 수 있다는 점 역시 단점이 될 수 있다.

25일 금융당국이 제시한 내용 역시 외화보험의 장점만을 부각시킨 상품 판매 방식으로 환율·금리에 대한 설명을 소홀히 하는 등 외화보험의 불완전판매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외화보험이 기본적으로 환테크 상품이 아닌 보험 상품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보험설계사들이 외환보험을 재테크 수단으로 홍보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당국은 외화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이 원화 환산 시점 환율에 따라 달라지고, 일부 상품의 경우 투자대상 해외 채권 수익률을 기초로 만기 환급금 적립이율이 결정되는 등 상품구조가 복잡해 환율과 금리 변동 시 소비자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사실 외화보험의 리스크에 관한 지적은 예전부터 있어 왔지만 이번에는 금융당국이 직접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판매사 점검을 강화할 것임을 밝혔다는 점에서 추후 정부 차원의 규제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들 역시 “금융 지식이 거의 없어 보험 설계사 말만 믿고 상품에 가입했는데 해약이 고민된다”, “특히 고령을 대상으로 한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강력한 당국 규제가 필요하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국의 주의보 발령이 호황기이던 외화보험 시장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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