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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갑뿐싸'…줄임말의 홍수에 빠진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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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갑뿐싸'…줄임말의 홍수에 빠진 2030
  • 이나현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5.2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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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걸 다 줄여 말한다’를 줄인다는 뜻의 신조어 ‘별다줄’까지

[소비라이프 / 이나현 소비자기자] 카페에서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뜨아(뜨거운 아메리카노) 하나, 아바라(아이스 바닐라라떼)하나요.” 라고 주문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줄임말을 잘 모르는 알바생은 이러한 주문에 당황한다. 일상생활에서도 이러한 상황은 자주 연출된다. 연예인 사진을 보던 중 한 친구가 “이건 팬아저다.”라고 말한다. 무슨 뜻이냐고 묻자 “뭐야, 문찐이야?”, “갑분싸..할많하않”이런 식의 대화가 이어진다면 어떨까.

‘팬아저’는 ‘팬 아니어도 저장’, ‘문찐’은 ‘문화 찐따(유행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 ‘갑분싸’는 ‘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할많하않’은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그 외에도 유행하는 줄임말에는 ‘인싸(인사이더, 무리에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 ‘혼코노(혼자 코인 노래방’, ‘영고(영원히 고통 받는)’, ‘고답(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하다.)’ 등이 있다.

과거, 신조어는 특정 세대를 구분 짓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 신조어가 너무 많아지면서 같은 세대 안에서도 신조어로 인해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몇몇 사람들은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묻기 민망하고 뜻을 잘못 이해할까봐 걱정된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유행시킨 신조어들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심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게임, 인터넷 개인방송 등을 얼마나 자주 접하는지가 신조어 습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미디어 접촉 차이에 따라 신조어 구사력에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MBC에브리원의 ‘대한외국인’은 한국에 오래 거주한 외국인 및 외국인 스타 출연진이 한국어와 한국에 대한 문제를 맞추는 퀴즈대결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10대들이 즐겨 쓰는 용어인 ‘급식체’와 줄임말 등 신조어 퀴즈가 즐겨 출제된다.

‘대한외국인’의 출연자 안젤리나 씨는 “너무 많이 줄이고, 줄임말이 등장하는 주기도 빨라지니까 업데이트하기가 힘들어요.” 라고 말했다. 또 다른 출연자 모에카 씨는 "일본도 줄임말 쓰긴 하는데, 한국만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출연자들은 공통적으로 한국 사람들이 아름다운 ‘순우리말’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에바 씨는 "신조어 홍수 속에 아름다운 순우리말의 가치가 희미해지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라며 우려를 표현했다.

유행을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우리말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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