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 / 이승현 소비자기자] 외국인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매운 음식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한국에 오면 매운 음식을 꼭 먹어야 한다면서 소개하기에 ‘한국 음식 = 매운맛’이 공식처럼 되어 버린 지 오래이다. 최근에는 이 매운맛이 정도를 넘어 입안이 얼얼하고 아프도록 매운 맛이 되어가고 있다.
SNS를 달군 ‘송주불냉면’, ‘실비김치’는 땀을 흘리면서 먹는다는 혀가 아린 매운 맛이라는 평이다. 그럼에도 없어서 유사상품이 대거 나올 정도로 인기이다. 여기저기 맵고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찾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인의 매운맛 사랑은 다양한 형태로 음식과 결합되기 시작했다. 과자도 매운맛, 피자도 치킨도 전부 매운 맛으로 이어진다. 심지어는 매운맛에 도전하는 형태로 먹기도 힘든 음식이 팔리기도 한다.
네이버 빅데이터를 통해 살펴보면 신맛, 단맛 음식의 검색량에 비해 매운맛의 검색량이 훨씬 높다. 그렇다면 현대인은 왜 점점 더 매운맛을 찾게 되는 것일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매운 맛에 대한 열광적인 이유는 현대인이 처한 사회 현실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경쟁 사회에서 시간에 쫒기면서 항상 무엇인가 대비하고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상황에서 긴장감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매운맛 열풍의 이유인 것이다.
매운맛은 잘 알려지다시피 맛세포가 아닌 일종의 통각의 형태에 속한다. 매운 것을 먹었을 때 입안의 통각 세포에서 매운 맛을 아픔으로 감지한다. 이를 대뇌에 전하면 통증에 대한 대응으로 자연 진통제 역할을 하는 엔도르핀 분비를 하게 되고 일시적으로 스트레스가 해소 되는 기분이 들게 한다. 이 경험으로 인해 매운 맛을 계속 찾게 되고 매운맛 중독이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현대인의 스트레스 증가로 매운맛이 인기몰이 한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하지만 매운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시 위에 부담을 주게 될 수 있으며, 잠들기 전에 매운맛을 느끼면 몸에 열이 발생해 수면을 방해 할 수 있으니 적당한 매운맛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