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 / 박유진 소비자기자] 자극적인 15초 내외의 숏폼(Short-form) 콘텐츠와 (X)배속 시청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정반대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 끊임없이 뇌를 자극하는 '도파민 디톡스'를 위해 종이책을 읽거나 필사를 하고, 차분한 몰입감을 주는 공간을 찾아 지갑을 여는 일명 ‘뇌향형(腦響形) 소비’ 현상이 활발해지고 있다.
도파민 과부하의 반작용… ‘텍스트힙(Text Hip)’ 열풍
최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텍스트(글귀)를 읽고 공유하는 행위를 멋지게 여기는 ‘텍스트힙(Text-Hip)’ 트렌드가 확산 중이다. SNS에는 종이책을 읽는 모습, 마음에 드는 시나 소설 구절을 손글씨로 적은 ‘필사 노트’ 사진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도파민을 유발하는 자극적 영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집중력 저하와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스스로 정서적 균형을 찾고자 하는 생존 전략이자 반작용으로 분석된다.
‘뇌의 휴식’을 삽니다… 달라지는 소비 지형
이러한 흐름은 실제 유통 및 서비스업계의 소비 지형을 바꾸고 있다.
-
출판 및 문구 시장의 활기: 전자책 대신 종이책을 구매하는 경향이 짙어졌으며, 만년필, 고급 노트, 독서대 등 필사 관련 문구류 매출이 크게 늘었다.
-
‘고요함’을 파는 공간의 등장: 음악 소리나 대화 대신 책 읽는 소리와 연필 소리만 들리는 ‘라이팅 카페(Writing Cafe)’나 ‘독서 전용 북카페’가 인기다. 공간 이용료를 지불하고서라도 오롯이 몰입할 수 있는 정적을 구매하는 셈이다.
-
교양 및 공연 문화 소비 확대: 클래식 음악회, 미술관 도슨트 투어, 인문학 클래스 등 깊이 있는 사고를 유도하는 문화·예술 상품에 대한 수요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한 소비자의 ‘정서적 자정 작용’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고도화된 정보 사회에서 나타나는 스마트한 소비자의 ‘정서적 자정 작용’으로 바라본다. 디지털 과잉 시대 속에서 뇌에 깊은 울림과 휴식을 주는 ‘뇌향형 소비’는 일시적인 트렌드를 넘어, 현대 소비자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