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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요금 인상,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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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요금 인상,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정준환
  • 승인 2023.03.29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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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들어 법인 택시 운송 수익 감소
따릉이, 공유차 서비스 이용 급증
사진=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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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정준환 소비자기자] 지난달부터 서울의 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되었다. 기본요금 거리와 거리요금, 시간 요금 기준 역시 모조리 인상되었다. 택시 업체 입장에서는 4년 만의 요금 인상을 통한 매출 증가를 기대했을 법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심야 할증 시간 역시 기존 오전 12시 시작에서, 오후 10시로 두 시간가량 당겨졌는데, 이로 인해 기이한 풍경들도 보이고 있다.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까지는 40% 할증이 적용되는데, 서울 내 번화가에서는 많은 택시들이 10시에서 11시 사이에는 호출이 되지 않다가, 11시가 된 직후부터 호출이 되는 웃픈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또한 큰 폭의 요금 상승으로 인해 막차 시간 근방에도 택시가 줄줄이 지어 손님을 기다리는 풍경 역시 흔히 볼 수 있다.

택시 요금은 올라갔지만, 현재까지는 이가 택시 업체들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은 상황이다. 주차별로 살펴보면 3월 셋째 주에는 그 전주에 비해 이용자가 33%로 감소했고, 기본요금 인상 이래로 꾸준히 이용자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사람들의 귀가 패턴과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따릉이'나 전동 킥보드, 공유차와 같은 공유 서비스들의 수요와 사용은 증가했다. 많은 직장인들 역시 막차가 끊기기 전인 11시 내외에 약속을 마치고 서둘러 집으로 귀가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대학생들의 경우에는 막차 시간을 놓치고 PC방에서 날을 새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물가가 가뜩이나 상승한 현 상황에서, 많은 시민들은 택시 이용을 포기하고 있다.
실제로 3월 들어서 서울의 법인 택시의 경우 운송 수익이 역으로 4%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업계에서 호재로 작용할 줄 알았던 요금 인상이 되려 매출 감소와, 시민들의 빠른 귀가, 다른 서비스 이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시민과 택시업계 그 어느 쪽도 웃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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